반려동물 실종 시 골든타임
By Jeong-Yoon Lee
제가 실종 포스터를 눈여겨보게 된 순간은 한국이 아닌 프라하 여행 중이었어요. 생각보다 늦은 시간대에 도착하게 되어 호텔에 빠르게 짐을 풀고 근처 음식점으로 향하여 맛있는 맥주와 고기를 맛보고 나오던 길 전봇대에서 발견한 고양이 실종 포스터였어요. 한국에서도 아마 본 적이 있었겠지만 딱히 눈여겨본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아무래도 포스터 디자인 탓일까? A4 종이에 고양이 사진과 함께 정갈하게 적힌 내용의 레이아웃이 오히려 더 눈길을 끌었던 거 같아요. 이런 포스터 디자인도 개인의 취향 차이겠지만 저에겐 오히려 깔끔하게 정리된 내용과 사진이 좋았습니다.
최근 양재천 주변을 산책하면서 강아지를 찾는다는 실종 전단지를 자주 발견하고 있어요. 그래서 실종 포스터에 관심이 생기게 되면서 찾아보니 제가 몰랐던 다양한 방법으로 실종된 반려동물을 찾고 계시더라고요. 아무래도 디자이너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실종 포스터들이 눈길을 잡았습니다. 반려동물과 매일을 함께하는 가족은 스치듯만 봐도 딱 알아차릴 수 있지만 낯선 사람에게는 보이는 각도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놓칠 수도 있는 부분들이 생길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다양한 각도의 사진과 영상이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빠르게 실종 포스터부터 제작 후 프린트해서 주변에 부착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거 같더라고요. 새로운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도움도 절실해 보였습니다. 저는 강남구 달터근린공원에서 실종 포스터를 처음 발견하고 그날 바로 당근에 주변 소식을 보니 실종된 반려동물의 소식이 보이더라고요. 그때부터 빠르게 찾길 바랐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고 있어서 가족분들의 심정이 어떨지 가늠이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저의 블로글 통해 수집된 내용과 함께 제가 제작한 포스터를 올려두게 되었습니다. 뭔가 사람들의 눈길을 더 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실종 날짜가 길어질수록 걱정은 더 커지더라고요. 이제는 실종 포스터 발견하면 일단 폰으로 찍어두고 다시 크게 확대해서 내용을 차근차근 보게 되는 거 같아요. 그리고 혹시나 당근에 올라오지 않았을까 싶어서 들어가면 관련 글들이 여러 개 보이더라고요. 양재천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많다 보니 내 일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찾아주시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까지도 힘이 되더라고요. 매일매일 산책을 하는데 제발 나의 눈에도 띄어주길 바랍니다.
적극적인 도움요청
강아지가 실종되었을 때, 신속하게 행동하여 골든타임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주변 CCTV 요청을 해보거나, 주변 상권에 강아지 실종을 알리고 실종 포스터를 부착할 수 있는 허락을 받으면 더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일정 시간 한 공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움직이는 사람들보단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전에 이효리님이 입던 옷을 길가에 두니 냄새를 맡고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거 같은데 집 주변에 옷가지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할 시 어떤 상황에서 강아지를 실종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필요한 거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추측이나 예상 경로 상황을 가족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실 테니 생각나실 때마다 내용을 업데이트해 주고 목격된 장소를 날짜별로 정리를 해두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지도에 표시해서 알아보기 쉽게 시각화해 주면 쉽게 전달될 거 같습니다.
물론 키우던 반려동물을 잃어버리면 가슴 아픔 일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위트 있는 포스터들도 눈길이 가더라고요. 부디부디 별 탈 없이 건강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