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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발레를 할 기회가 있었다면,
체조를 해보라던 주변의 권유를 엄마가 받아들였다면
지금의 각목 같은 내 몸은 좀 달라졌으려나.
나는 뻣뻣하다.
그래도 체육은 좋아해서 점수는 항상 좋았다.
유연성 테스트 빼고. 이건 항상 마이너스의 기록.
90도 인사도 못한다. 다리 땡겨서.
생각해보면 더 어릴 적엔 고무줄도 잘 못했다.
가슴 정도까지 올라가면 발을 들어 올려 줄을 못 감았다. 난 항상 깍두기였어......
10대 때 이 문제점을 인지해서 뭐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난 다리가 긴가보다-. 하고 현실도피를 하다 보니
나는 이제 굳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동작이나 몸선은 여전히 동경했고
큰 결심을 하고 요가를 배우러 간 적이 있다. 딱 일주일.
너무 정적인 운동이라 좀이 쑤셨고
거울로 비치는 목석같은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또다시 현실 도피.
지금은 좀 더 동적이고 스트레칭도 하는 운동을 하고 있는데
무릎 뒤, 오금이라 불리는 그곳이 너무 아프고 너무 안 펴진다.
이제 와서 유연해져서 뭐하나- 하는 현실도피성 생각도 있지만
발도 내 맘대로 쭉 펴지 못하는 게 어쩐지 한심하고 오기도 생긴다.
2016년 일기장에 쓴 목표 중 하나는 '유연해지기'
올해 안에는 다리 찢기를 해서 팔꿈치가 바닥에 닿아보고 싶다.
오금이라 불리는 무릎 뒤가 쫘악 펴졌으면 좋겠다.
제발 유연 유연 해져서 스트레칭이 '고통'이 아닌
'시원함'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