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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바지를 샀다.
사이즈는 2x인치. (쉿!)
사실은 약간 작다. 그러나 2y인치를 사면 크다.
1인치가 얼마나 되겠어 싶지만
큰 바지는 훌렁훌렁 허리춤에서 못 살게 굴어서 불편하기 그지없고
작은 바지는 차마 바지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밀려 올라온 똥배가 배툭튀를 만들곤 한다.
2x.5인치가 있으면 참 좋겠는데 이 애매한 사이즈는 누구도 만들지 않겠지.
바지가 커서 착용하는 벨트도 구멍 하나에서 크거나 작거나..... 딱 맞기는 쉽지 않다.
그러고 보면 내 주변엔 애매한 것들이 참 많다.
티셔츠는 S, M, L로 나뉘어선 내 사이즈가 S인지 M인지 헷갈리게 하고.
작게 나온 M사이즈는 S사이즈란 걸까, 크게 나온 M사이즈는 L사이즈 아닐까.
free라는 그 사이즈는 어디까지가 free라는 걸까.
누가 발 사이즈를 물어보면 나는 한참 고민하다 말한다.
"한... 238mm 정도 되는 것 같아."
고작 1cm도 안 되는 5mm 차이일 뿐인데 이만큼 크게 느껴지는 1cm가 있나 싶다.
235는 작아서 발가락을 오므리고 있는 기분이고
240은 발꿈치 쪽이 조금 헐렁거려 발가락에 힘을 꽉 주게 된다.
어느새 내 머리는 묶으면 뒷머리가 줄줄 튀어나오는 애매한 길이가 되어버렸고.
팔이 조금 긴 나는 코트의 애매한 팔 기장이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뭐... 이렇게 쓰긴 했지만 사실 이 애매함이 마냥 싫은 건 아니다.
작은 신발은 늘려서 신으면 되고 큰 신발은 깔창을 깔고 신으면 되겠지.
작은 바지는 입어서 몸에 맞추고 큰 바지는 벨트를 하고.
이게 아니면 대신 저걸 선택할 수 있으니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고
애매하다는 게 결국 적당하고 알맞은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가장 적당한 것이 골라졌을 때의 행복감도 있을 테고.
곧, 춥지도 덥지도 않은 적당한 계절이 오겠지. 아 좋아라. 이 애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