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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즈나 Mar 05. 2016

유느님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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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어느 날,

어디서나 미담이 끊이질 않고 주변 사람들 잘 챙긴다는 국민 mc 유재석님을 닮아야겠다며

모니터 앞에 재석님 얼굴을 프린트해서 붙여두었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짜증이 날 때 한 번씩 보면서 재석님의 마인드를 본받자며.



한동안은 일부러 주변 사람들을 챙기려 노력했고,

일을 열심히 하려고 했으며,

매사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모든일에 '유느님이라면 이랬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근데 너-무 피곤했다.

그렇게까지 착하지도 않고 자주 징징거리는 내가 '착한 척'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사실 일이 힘들고 싫을 수도 있는데 유느님이라면 안 그랬을 거라고 최면을 걸고 있었다.

어떻게 살면서 좋은 사람들만 만날 수 있겠는가.

상대가 날 싫어하는 게 느껴지면 날 좋아하도록 변화시켜야 하나 고민 아닌 고민도 했다. 

주변 분위기, 상황 판단하느라 눈치 보기는 덤으로.


사실 나는 햇살처럼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이게 정답이라며 그냥 유느님을 따라 하기 급급해선 이질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나답게 살자며 유느님을 버리기로(?) 했다.




약간의 열등감은 내 발전의 원동력이며 자신감 부족은 노력으로 채우면 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좋은 사람으로 남으면 되겠지.

싫은 건 싫을 수 있지만 그래도 난 좋은 게 더 많다.

유느님과 똑같진 않지만 나는 나대로 좋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여전히 모니터엔 유느님의 사진은 그대로 두고 좋은 영향만 받고자 한다.

괜히 유느님이라 불리는게 아니야. 여전히 존경합니다 유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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