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아기는 한 밤을 자고 일어나면 어느 틈엔가 또 자라 있다.
만삭으로 봄내음을 느끼던 때가 벌써 두 해 전의 일이다.
남자아이인 데다가 워낙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라 눈을 잠시라도 뗄 수 없었는데 요즘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어서 새삼 신기하기도 하다.
아기가 세상에 나오면 나는 당연히 모성애가 충만한 엄마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는 엄청난 인내심과 예상할 수 없는 사건사고가 가득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나는 개인적인 성향이 무척 강한 사람이라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과의 경계를 넘는 것이 부담스럽다. 모성애도 이런 내 성격을 이길 수는 없었나 보다. 억지로라도 수더분한 엄마가 되려 노력했더니 결국 탈이 났다. 위장 출혈에 한 달을 가까이 열이 떨어지지 않아 겨우 회복하고 반년 이상을 약을 복용해야 했다. 그럼에도 아들을 보면 동생을 낳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아기가 주는 행복이 엄청난 것인 듯싶다.
앞으로 직장생활은 잘 해낼 수 있을 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일찍 보내고 허겁지겁 출근하는 매일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게다가 2년을 아이만 키우다 보니 멋 내는 것을 잊어버렸다. 도무지 어떻게 입어야 출근 복장에 맞는 것인지 감이 안 잡히는데 출산하고 체형이 바뀌어 버려서 예전 옷은 입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문화센터를 다닐 때는 원피스 세 벌이면 일주일을 거뜬하게 보낼 수 있었다. 프리사이즈 원피스를 다섯 벌 사서 매일 갈아입어야 하나 고민에 고민만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