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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빗ORBIT Sep 03. 2015

사금파리

꿈보다 해몽

 래의 반짝이는 석영마냥 서글픈 새벽이 오면 사금파리는 원래 무엇이었나 추리해본다. 딸기가 그려진 찻잔의 깨진 잇조각이라거나 당신이 덜렁대다 와장창 깨부순 질그릇의 파편이라거나 파도에 쓸려 모난 곳 없는 유리병 푸른색깔이라거나. 누군가의 누구였 건 지금 이 시간엔 쓰임이 흐릿하다.


 무엇이 담겼었나. 얼마큼 담겼었나. 금이 간 곳이 아려오고 날 선 경계가 아직도 저릿저릿하다. 깨지고 마는 것들의 유언으로 남아 사금파리는 그렇게  온몸으로 울었다. 날이 밝아 외로움의 자리에 아름드리 그늘이 드리우면 진동하는 기억들은 모래로  모래로.

  

다시금 뜨거워져 무언가  담기는 날이 오면  있는 그대로  보듬어주겠습니다. 윤회하는 꿈을 사박사박 삼키고 나자 새벽도 반짝 여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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