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붉은 달이 떴어요. 당신은 달빛이 부서지는 바다를 보았을까요? 달 그늘 아래 빛나는 샛별에 관하여 눈치를 좀 챘나요. 사랑은 많이 했나요. 사랑은 많이 받았고요? 좀 더 환기해도 좋을 이 계절에 망연한 것은 나뿐인가요. 사라지는 것은 당신뿐인가요. 그저 인사만 하고 싶었다던 위태로운 손짓을 멀리 지나치는 전기적 신호처럼 깜빡깜빡. 이렇게 슬프다가도 당연한 듯 오늘을 놓아가겠죠. 내 오목하고 작은 손웅덩이에 잠시 머문 송사리를 놓아 주 듯 무심하고 행복했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날을 따라 본을 그리면 당신 얼굴 같다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흩날려도. 그렇게 잔잔해도. 썩지않게 아주오래. 모두가 사라지기 전에 자취를 감춘 당신의 안부를 묻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