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생

by 올빗ORBIT

잠이 안 왔어요. 죽을 때까지 내가 뭔지 모르고 갈 거 같더라고요. 그러니까 심장이 막 벌떡거리고 발가락이 곱아들고 오금이 저리던걸요. 다시 또 태어날까 봐. 다시 태어나도 모를까 봐. 그렇게 자꾸 반복만 할까 봐. 나는 그러니까 어디까지가 가정이고 어디까지가 설정인지 그래서 뭐로 규정해야 하는지 아직 감도 못 잡았는데 벌써 이렇게 됐더라고요. 그래서 생일만 되면 잠을 못 자겠어요.

생일 케이크에 불이 난다. 끌 수도 없을 만큼 활활 타올라서 소원은 포기하기로 한다. 물고기자리의 별들엔 민물과 바다의 경계가 없어서 흐르는 진공 위로 비늘이 반짝이느라 별빛을 잊는다 했다. 그때의 별빛이 내게 닿기까지 나는 한낱 저능한 세포. 분열하고 갈라지는 작은 벽. 눈이 돋아나려면 수억 년이 걸릴지도 몰라. 어마 무상함에 자주 죽고 다시 태어났다. 별 하나 바라보려고 기다리고 기다린 시간이 동공에 맺혀있는 거라고 그런 이야기로 현혹하던 사람을 아직 기억한다. 때때로 기억은 발악과도 같아서 잊힐만하면 꿈에 등장한다. 그렇게 아우성치지 않아도 되는 걸 기억은 모른다. 나빴다면 경험, 좋았다면 추억. 모래무지처럼 당신들 사이에 묻혀 보호색을 입고 떠내려간다.

그래도 축하해 주세요. 모르고 태어나서 알고 죽으려 하는데. 심장을 맞대어 뜨끈하고 든든하게 포옹도 해주시고요. 앞담화는 짧게 뒷담화는 사절입니다. 물고기자리인 게 자랑이냐고 물으시면 고민도 안 하고 그렇다고 말할 거예요. 같은 3월생도 별자리가 다르면 결이 다르다니까요. 늘 우울에서 헤엄치면서도 유쾌한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어요. 우아하죠. 물살과 시간의 유래는 같나 봐요. 창밖에 새하얀 목련이 환하네요. 엘이디 전구빛 같아요. 이 맘 때 태어난 게 처음으로 좋아요. 시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