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죽은 개에 관한 꿈을 꿨다. 울었다는 말을 많이 하는 밤들이 지났다. 이제는 친구들이 우울증을 죽는 일은 많이 없다. 다만 몇 개의 과로사 소식이 들린다. 아직도 새벽에 고속도로를 지나면 속이 메스껍다. 그래도 의미를 좇아야 한다는 충고들을 기억한다. 둥근 빨랫대 처럼 계속회전하는 기억들 사이에서 한 장을 꺼낸다. 지성에 관해 생각한다. 그것은 컴플렉스로도 자부심으로도 현상한다. 지성의 결핍과 과잉의 욕망들의 자리에서 도망친다. 막 쓰는게 자랑이라고 생각하고 보이지 않은 욕을 먹는다. 생각할게 너무 많고 생각하기 싫어한다. 회피의 자리가 점점 작아진다. 내가 가까스로 생존했던 우연들에 관해서 떠올린다. 현재는 한 그루의 나무처럼 서있지만 잔가지들은 모두 잘려나갔다. 게을러지는 방식이 10년전과 너무 똑같다. 술을 마시면 불쾌하다. 솔직해지는게 불쾌하다. 그래서 요즘은 술 대신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다. 단 아침에 마시면 좋지 않다. 그럼 5시에 체력이 방전되기 때문이다. 섭취되는 영양소의 효과들에 대해 상상한다. 비타민은 몸에 작용하는데 얼마의 시간을 필요로 할까? 이제는 선크림도 바른다. 선크림은 외출 1시간 전에 발라야 하는데, 출근 1시간 전은 새벽 6시 반이라 항상 늦게 바르는 셈이다. 그럼에도 바르는 이유는 피부노화가 두렵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 나를 과장한다. 최악은 글을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이다. 그렇기에 좋은 글은 끝이 망하는 글이거나, 구성이 없는 글이다. 구성은 개체를 붙잡는다. 남성성에 관해 생각한다. 성장하려는 욕망, 잘보이려는 욕망, 욕망을 거세하지 않고 성장동력에만 사용한다는게 가능한가? 기름이 세지 않는 자동차 같다. 이전엔 커튼을 사려고 했는데, 어떤 지형에 커튼은 큰 역할을 못 한다. 그것이 단순한 연극적 효과를 위한 것이라 오해되기도 한다. 시간을 쟀다. 아마 감자를 삶기 위함이었는데 3일 뒤에 알아차려 시간앱을 다시 키니 70시간이 흘러있었다. 측정과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럼 눈으로 보지 않고도 통제할 수 있다. 그는 여행 간 동안 나에게 고양이에게 일정 시간에 일정한 양의 밥을 주라고 했다. 그 통계적인 수치 안에서 고양이는 잘 살아 갈것이라 믿어진다. 그렇게 스스로 정당화 한다. 이 글에도 줄 바꿈이 없다. 환상은 일시적이다. 타임라인을 견디지 못하면 지치거나 굶어죽는다. 그러니까 인터미션이 오면 잔말말고 화장실에 무조건 갔다와야만 한다. 그것이 삶에 대한 매너다. 나의 환상은 적정한 타임라인을 지키지 못했다. 그건 나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너의 잘못이기도 했다. 나는 긴 연극을 책임질 용기가 없었다. 인스타 릴스엔 마천루를 오르는 사람이 등장한다. 시간은 분절되고 조각나지만 욕망의 결과는 언제나 똑같다. 죽음을 극복하는 것. 최악의 감정이 몰려오는 건 돈벌려고 야근할 때가 아니라, 마천루 오르는 남자의 릴스를 보며 생존욕구에 영양제를 주는 것이다. 더러운 농담들이 다시 들려온다. 그것도 하나의 생존 방식이다. 의지의 부숴진 조각들이 쌓이면 쌓일 수록 악의 언어가 정당화 된다. 실패를 들여다본다. 그래도 노화의 이점이자 단점은 평정이다. 흔들려도 다시 돌아온다. 좁은 길에서 느리게 가는 게 화가난다. 불안과 강박이 분노로 치환되는 방식으로 적응해간다. 지하철에선 일주일에 한 번, 졸도하는 인간을 마주한다. 그들은 10초 뒤 일어나, 회사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평정을 찾는다. 너무 개인적인 걸 담진 말아라, 그러나 그건 겪은 자만이 뱉을 수 있는 말이다. 아직 겪지 않은자는 개인적이지 않은 방식의 상상 자체가 불가능하다. 무의미한 격언이 뱅뱅 돈다. 모르는 것에 대해 말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었다. 술에 아주 취한 상태에서 서로의 얼굴만 봐도 웃는 상태가 세상의 기본값이 될 것이라고. 그러나 사실과 개념은 더 중요해진다. 너희는 이제 상대방이 감추는 것이 궁금해서 두려워서 미쳐버린다. 주사위 게임도 이제 지친다. 미지수가 그렇게 흥미롭지 않은 문화가 다가오니 예술가도 힘들다. 미지에 대한 불안을 혼자 껴안은 채 세상에서 잊혀진다. 몰두하거나, 저지르거나, 그러나 대다수 저지르는 자들이 시각세계를 독차지 한다. 오래간만에 보는 얼굴들이 더 많아져야 할까? 더 적어져도 괜찮은 걸까. 얼굴을 샅샅히 살피는건 노인의 특권이다. 그는 시간을 훑는다. 모든 사사로운 감정의 선들이 잠겼을 때 남아있는 얼굴의 주름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