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의 희망, 원더우먼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마블(Marvel)의 연속 흥행몰이에 밀려 부활을 고심하던 DC에 원더우먼이 한 줄기 빛을 비춰줄 수 있을 것인가.
DC는 우리에게 친숙한 많은 캐릭터들을 갖고 있고, 영화산업에도 마블보다 훨씬 먼저 뛰어들었지만, 2010년대 들어 마블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노심초사해왔다. 이번 원더우먼 영화의 리뷰에 앞서, 이 두 강력한 창작집단이 영화산업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고, DC가 이번 영화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DC와 마블은 원작을 통해 꾸준히 세계관을 만들어 왔고, 흥행에도 성공해 왔다. 영화산업의 큰 축이 된 양사의 위용을 살펴보기 위해, 우선 지금까지 개봉한 영화들을 살펴보자.
Marvel
대충 훝어봐도 실패작이 없는데다 큰 스토리라인을 중심으로 6 + 6 + 3 = 15편의 영화가 근 10년 내에 개봉된 것을 알 수 있다. 어벤져스가 모이다 라는 테마로 아이언맨 1, 2,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캡틴아메리카를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개봉하며 마침내 2012년 5월 어벤져스 1편을 개봉하며 상당히 전략적인 구성을 해온 것이다. 이 어벤져스 1편 이후 아이언맨 3, 토르 : 다크월드, 캡틴아메리카 : 윈터솔져를 통해 다시 어벤져스 : 에이지오브울트론을 개봉하며 흥행 돌풍을 이어갔고, 관객들에게 마블 영화는 무조건 볼만하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 사이사이에 가디언즈오브갤럭시, 앤트맨을 발표하여 기존의 어벤져스와 조금은 다른 느낌의 약간 가벼운 액션영화를 선보였고, 이후 캡틴아메리카 : 시빌워로 방점을 찍은 후 닥터스트레인지, 가디언즈갤럭시2를 작년~올해 개봉하며 마블 세계관을 점차 넓히는 모양새다.
흥행수입 역시 엄청난데, 어벤져스 1편이 약 1조7천억원, 어벤져스:에이지오브울트론 약 1조5천7백억원, 아이언맨 3 약 1조3천6백억원 등으로 1조 클럽만 해도 수두룩하다.
DC
원작의 영화화는 DC가 훨씬 빨랐다. 슈퍼맨, 배트맨 시리즈는 이미 1950년대부터 영화화되었고, 2004년 캣우먼, 2005년 배트맨 비긴스, 2006년 브이포벤데타, 슈퍼맨 리턴즈 등으로 새로운 포문을 연 것은 사실 DC이다. 아이언맨이 2008년 등장한 것을 생각하면 그 이전까지는 DC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고 보인다.
게다가 2008년에는 무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 3부작 중 2번째 작품인 다크나이트가 개봉했다. 2005년 배트맨 비긴스보다 훨씬 성숙하고 무거운 현실감으로 다가온 이 작품은 3부작의 마지막인 다크나이트라이즈와 함께 명작으로 꼽힌다. 이때까지는 그래도 놀란 감독 덕분에 승승장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다크나이트 3부작을 제외한 작품들을 보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기대를 모았던 잭 스나이더의 맨오브스틸, 배트맨대슈퍼맨은 기대한 만큼의 흥행을 달성하지 못했고, 수어사이드 스쿼드 역시 마고로비를 스타로 만들었지만 흥행에서 마블을 이길 정도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흥행성적은 역시 다크나이트 3부작 중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각각 약 1조1천억원, 1조2천억원으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배트맨 대 슈퍼맨이 약 9천8백억원,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약 8천4백억원 등으로 마블에 비해 떨어진다. 특히 다크나이트 시리즈 이후 1조 클럽이 없고 상당히 공들여 제작한 슈퍼맨, 배트맨 등의 시리즈가 대부분 가디언즈오브갤럭시 정도의 흥행을 올리고 있어 마블에 완패했다는 이야기가 팽배했다.
DC는 어떤 준비를 해왔나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나 어벤져스까지 이어지는 각 히어로들의 이야기들이 묵직하고 뼈대가 굵은 반면, DC 영화는 스토리가 가볍고 감동이 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게다가 그린랜턴 등 폭망한 작품들이 등장하며 DC는 그 명성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배트맨, 슈퍼맨 등을 갖고도 마블의 신진 히어로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등에게 최고 히어로 자리를 내주었으니 그 자존심의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마블의 마케팅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매우 고심했을 것이다.
이번 원더우먼은 그래서 DC로서는 매우 각별한 작품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원더우먼의 탄생까지 DC는 어떤 준비를 해왔을까? 우선,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DC Extended Universe)에 주목해야 한다. 언론과 대중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에 대항하는 구조로 DC 시네마틱 유니버스(DC Cinematic Universe)라고 부르는 이 체제는, 말 그대로 마블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원작의 영화화 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5년 영화잡지 엠파이어가 명명한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는 2013년 맨오브스틸 감독으로 잭 스나이더가 복귀하며 시작되었는데, 2013년 코믹콘에서 슈퍼맨이 시리즈화될 것이고 배트맨이 같이 등장할 것이라고 발표되면서 DC도 다수의 히어로가 등장하며 속편이 이어지는 체제로 가는 것이 공식화되었다.
DC의 CCO(Chief Creative Officer) 제프 존스(Geoff Johns, 사진)는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는 멀티버스(multiverse)를 지향한다. 우리는 TV계(TV 유니버스)와 영화계(film universe)를 갖고 있지만 이들은 서로 공존한다. 크리에이티브적인 면에서 볼 때 모든 사람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고, 최고의 이야기를 구성하며, 최고의 세계관을 갖게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비젼을 갖고 그것이 빛나게 할 것이다."
2015년 워너브로스의 그레그 실버만(Greg Silverman)은 DC의 영화 세계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들을 갖고 있고, 이들이 최고의 영화제작자들의 손에 의해 다듬어지고 연출되게 할 것이다. 여러분은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관을 보게 될 것이고 그 차별성을 알게 될 것이다."
2016년 5월, 배트맨 대 슈퍼맨에 비난이 쏟아지자 워너브로스는 제프 존스와 워너브로스의 존 버그(Jon Berg) 부사장을 필두로 DC 영화국(DC Films Division)을 설립하고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 세계관의 영화 제작을 더욱 본격화했다.
이렇게 워너브로스와 DC는 강력한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원작을 바탕으로 한 TV와 영화 제작을 전략화해왔다. 2016년 DC 영화국이 탄생했으니 실질적으로 이번 원더우먼이 이 시스템의 첫 작품인 셈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DC 영화가 실패한 원인과 마블의 성공사례를 분석해 왔을 것이며, 특히 누가 영화를 제작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원더우먼 감독으로 선임했던, 엑스파일, 워킹데드, 왕좌의 게임 등을 연출해온 미쉘 맥라렌(Michelle MacLaren)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 단 1주일만에 빛의 속도로 이번 감독인 패티 젠킨스(Patty Jenkins)를 선임한 것만 봐도 그동안 DC측이 많은 감독, 제작자들을 후보자로 선정해 놓고 꾸준히 교섭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제 DC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상호작용을 하며 시리즈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관을 만들 준비가 되었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마블에 대항하는 즐거운 영화시리즈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박수칠 일이다. 이번 원더우먼을 시작으로 앞으로 나올 영화들을 살펴본다.
시놉시스
슈퍼맨의 이타적인 행동에 영감을 받아 인간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 브루스 웨인은, 새로 얻은 동료인 원더우먼(다이아나 공주)과 함께 더 막강한 적에게 대항한다. 배트맨과 원더우먼은 이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새로운 동료들을 모집한다.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사이보그, 플래쉬 등 전대미문의 강력한 히어로들이 뭉쳤음에도 불구하고 이 위협에 대항해 지구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일지도 모른다.
확정된 일정은 아니지만 해외 언론에서 2017년 3월, 7월에 각각 플래쉬맨과 배트맨이 발표될 것이라는 설이 있다.
2019년 7월 14일 / 11월 1일 - 미정, 변동 가능
이 외에 현재 제작에 착수되었다는 설이 있는 작품들의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워너브로스가 이 영화의 감독을 내정했다는 설이 있다. 배트맨에 대항하는 여성 캐릭터로 할리퀸 단독 주연인지, 캣우먼, 포이즌아이비 등 DC의 여성캐릭터들이 같이 등장할지는 미지수다. 2019년 7월 개봉설이 있는데, 이는 워너브로스가 2019년까지 배트맨 4부작을 제작 중이라는 설이 있기 때문이다. 고담시티 사이렌즈, 나이트윙, 배트걸, 배트맨이 그것이다.
이 설의 근거는 워너브로스가 위 4편의 제목을 가진 영화의 제작을 위해 감독들을 교섭하고 있다는 정보에서 나온 것이다.
레전드오브타잔을 쓴 아담 코자드가 수어사이드 스쿼드 2의 대본 작업중이라는 설이다. 많은 비난을 받았음에도 흥행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어 후속작이 점쳐지고 있다.
저스티스리그 2 또한 후속작이 당연시되기 때문에 2019년까지는 개봉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드웨인 존슨이 샤잠에 캐스팅되었다는 이유로 그 후속작이 점쳐지고 있다. 배우의 존재감과 독특한 샤잠 세계관을 펼치기 위해 프리퀼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금까지 DC가 추구하는 세계관과 영화 제작일정 등을 살펴보았다. 마블과 더불어 강력한 세계관으로 무장한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니 즐겁기만 하다. 다음 글에서는 여성히어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영화, 원더우먼을 연출한 패티 젠킨스 감독을 소개한다.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Marvel_Cinematic_Universe_films
The Numbers, http://www.the-numbers.com/movies/franchise/Marvel-Cinematic-Universe#tab=summary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films_based_on_DC_Comics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films_based_on_DC_Comics
구글플레이, https://play.google.com/store/info/name/Geoff_Johns?id=03mz9r
Den of Geek, http://www.denofgeek.com/us/movies/justice-league/238985/complete-dc-comics-superhero-movie-release-calend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