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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난민 Jul 13. 2019

아베의 한국 때리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1) 국가부채 1경원 + 경제성장률 0%대, 경제위기의 일본

일본의 한국 때리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은 국내 정치경제에 문제가 생기거나 군국주의를 표방하며 해외침략을 시작할때 항상 만만한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아 막대한 이득을 누렸다. 최근 아베의 한국 때리기도 분명히 내부 사정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주로 일본 정부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그 원인을 우선 경제에서 짚어보고자 한다.


1. 일본의 국가 부채 GDP의 237%, 1200조엔 초과

필자는 미국이 국제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 사태를 양적완화라는 미증유의 수단으로 대응하는 것을 보며 혀를 찼던 사람이다. 여기서는 케인즈 학파와 신자유주의 학파와의 대립 등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겠다. 하지만 이 이상한 해결방법을 그대로 따라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미국의 딸랑이라 불리는 아베였다. 사실 양적완화를 제일 먼저 시도한 나라는 일본이었지만,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폐기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아베는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살리겠다며 언론들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아베노믹스를 시작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하다. 2013년 시작된 아베노믹스는 미국의 양적완화를 본따 막대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었다. 아베노믹스가 시작될 때부터 이를 반대하고 이로 인해 일본 경제가 완전히 망가질 것이라는 지식인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언론과 정부에 묻혔다. 2019년 현재 일본의 경제는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우선 국가 부채가 급증했다. 2018년 일본 정부 기준으로 일본의 부채는 GDP의 236.6%로 급증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몇 년 전 그렉시트로 세계경제를 떨게 했던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2배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산출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가볍게 1,000조엔(한화 약 1경 1천조원)을 넘는다. 

<출처 : 마이니치신문 2019년 1월 6일자, https://mainichi.jp/articles/20190106/ddm/008/020/096000c>


일본 내에서도 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누가 봐도 명백히 경제정책이 잘못된 데다가, 천문학적인 자금을 빚을 내 쏟아 붓고도 경제가 좋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일본의 국가채무가 2차 세계대전 말기의 일본 상황과 비슷해졌다고 하는 도쿄대 교수의 글을 우익을 대변하는 경제지 중 하나인 닛케이신문에서 읽을 수 있는 상황까지 와 버렸다.

<출처 : 닛케이비즈게이트 2018년 1월 23일자, https://bizgate.nikkei.co.jp/article/DGXMZO2842922022032018000000>


더 심각한 것은 국가 채무가 천문학적으로 늘어 났는데도 여전히 일본 경제는 디플레 상태라는 것이다. 일본의 지식인들은 돈을 은행의 부실채권 인수와 은행에만 풀어놓고 실물경제가 좋아지길 바라는 아베노믹스를 멍청한 짓이라고 시작부터 비판해 왔다. 은행에 돈을 푼다고 실물경제가 좋아질 리 없다는 것을 일본 경제가 전 세계 경제학자들에게 체험식 교육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결국 멍청한 신자유주의 노선의 결과물인 양적완화를 아베가 사회의 다양한 의견 수렴도 없이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일본은 더이상 재정확장을 하기 어려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앞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위한 연금과 사회안전망에 쓰일 재원이 벌써 모자라, 얼마 전 노후는 연금만으로 택도 없고 2천만엔(한화 약 2억2천만원)을 각자 준비해야 한다는 정부 보고서가 일본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2. 디플레의 장기화 - 경제성장률 0%대


막대한 부채를 지면서 시장에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린다는 아베노믹스의 당초 경제성장률 목표는 3%, 인플레율 2%였다. 그러나 이 목표는 단 한 번도 달성된 적이 없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위 자료를 보면, 2013년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이래 경제성장률은 2014년 심지어 -0.4%를 기록하기도 했고, 2018년은 고작 0.7%였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필자가 볼 때 가장 큰 원인은 정책 자체의 멍청함에 있다. 


필자 생각에도 아베를 비롯한 일본 우익은 과거의 영화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일본과 서독, 그리고 한국전쟁 직후 한국에 적용했던 (한국은 이승만 정권의 부패와 실력 부족으로 실패하고 박정희 정권 때 미국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지 않으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나서야 성공한다. 필자의 이전 글 참조) 수출주도형 국가 모델이 일본에 가져다준 부를 뜻밖에도 21세기에 들어와서 부활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노믹스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인 엔저를 통한 수출 증대야말로 2차대전 직후 미국이 일본에 대해 설계한 환율고정과 수출주도형 국가 모델과 너무나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주도형 국가 모델은 일본, 독일, 한국의 경제 번영을 이끈 멋진 설계도이긴 했지만 21세기 상황에 적용하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다. 그것을 간파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엔 환율을 낮추려는 아베의 시도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상충되며 세계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로 인해 수출량 증가에도 크게 기여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은행(금융권)과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펼친 결과 일본에게 남은 것은 막대한 빚과 경기 침체 뿐이다. 




3. 허울만 좋은 실업률 - 비정규직 비율 40% 근접 + 급여소득은 지속적인 하락

일본의 현재 실업률은 약 2.5%로,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2019년 4월 실업률이 3.6%였는데, 이는 연준이 볼 때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이다. 한국의 경우 올해 7월 실업률이 4.0%로 기레기들이 고용 참사라고 떠들고 있지만, 실업률은 고용률, 인구의 증감, 고용시장 참여자, 한국의 경우 자영업자 통계와 같이 봐야 하고, 지난 10년 내내 3.6% 이상이었다. 게다가 2019년 최신 OECD 데이터 기준으로 한국의 실업률은 12위로 11위인 미국 바로 다음이다. 

OECD 평균은 5.2%이며, 미국이 설계했던 수출주도형 국가 모델로 40년 넘게 달려온 한국 경제는 현재 상황에 맞는 국가경제모델로의 변화를 꾀해야만 하는 것이 맞다. 자유무역주의가 쇠퇴하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다가오는 등 대외 상황이 급변하고 있고, 한국 기업들이 막대한 현금을 쌓아만 두고 R&D나 중소기업이나 벤처 등에 투자하여 자체 생태계를 만드는데 쓰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실업률만 보면 고용시장이 매우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본의 전문가와 지식인들 중에 아베노믹스가 시작될 때부터 이를 반대했으며, 엔 환율을 억지로 낮춰 도요타 등 수출형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펴면 오히려 건전한 고용시장을 망칠 것이라고 경고해 왔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일본 언론에서는 쉬쉬하고 있지만 현재 일본의 고용시장은 위태롭다. 우선 비정규직의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 2017년까지의 일본 정부 통계를 보면 비정규직 비율은 37.3%로 2002년 29.4%에서 무려 7.9%나 증가했다. 비정규직 고용자수도 2002년부터 매년 증가해 2017년 2천만명을 넘은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고용자의 무려 40%가 비정규직인 것이다.



일본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비정규직 고용자수는 1990년 천만명이 채 안되었지만 2014년 2천만명에 근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규직 고용자수는 거의 매년 역성장했다.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전자제품 등 일본을 대표하던 제조업이 한국,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며 몰락해 실업자수가 급증했고, 여기에 1억 2천만명이라는 인구와 4만 달러 수준의 급여라는 막대한 내수시장으로 버텨오던 일본에 장기 침체가 닥치며 실업자수가 해마다 증가했으나, 정부 주도로 복지, 의료 등의 분야에서 일자리수가 늘어나며 이를 흡수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는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오늘자 일본 정부의 통계를 보면, 일본인들의 평균 급여는 275,597엔(한화 약 300만원)이다. 연간 급여소득은 1997년 이후 매년 하향 곡선을 그리다 2014년 415만엔을 찍은 후 약간 증가하는 중으로, 2017년에 420만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무려 4,400조원을 뿌린 결과 치고는 최근 증가세가 매우 미약해 보인다.



4. 2018년 무역수지 무려 76% 감소, 경상수지 13% 감소 - 수출주도 정책에 급제동

아베노믹스의 핵심 전략은 시장에 막대한 돈을 풀어 엔화 가치를 낮추어 수출을 증가시켜 경기 침체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무려 4,400조원을 시장에 풀었으니 당연히 그 효과가 나와야만 하지만, 2018년의 숫자는 아베 내각의 자신감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한국 내에서 기레기들이 소득주도성장을 최저임금으로 매일 공격하고 우매한 사람들이 그게 진짜인줄 착각하는데, 필자가 볼 때 냉전시대 일본, 서독을 시작으로 한국에도 적용된 미국의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은 그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대외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1945년 일본, 서독을 시작으로 1960년대 초반 한국에도 적용된 (사실 1953년부터 미국은 이승만에게도 수출주도형 국가 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라고 했지만 부패로 찌든 이승만 정권은 당시 국가 GDP의 70%에 달하는 미국의 원조를 해먹기 바빴고, 미국은 그런 이승만 정권을 쥐구멍, 즉 밑빠진 독이라 불렀다) 수출주도형 국가 모델은 미국이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에게 전후 복구 뿐만 아니라 소련과의 냉전시대에 전세계적으로 펼쳐질 군비증강 싸움에서 해당 국가의 국방비는 스스로의 경제를 성장시켜 충당하라고 제시한 모델이었다. 


전후라는 특수한 상황과 전후 베이비붐이라는 더욱 특수한 상황, 게다가 일본의 경우 한국전쟁이라는 초특수가 있었기에 이 수출주도형 국가 모델은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다르다. 주요 국가의 인구는 정점에 달했고 노년층이 급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제 대략 10년 후부터는 인구가 줄어들게 된다. 당연히 경제활동참여인구도 급격히 줄어든다. 게다가 미국이 주도했던 자유무역주의는 그들 스스로 문제에 봉착해 급격히 보호무역주의로 선회 중이다. 미국은 패권 경쟁을 위해 중국을 때리기 있고, 세계의 공장이자 소비처인 중국 경기가 급속히 침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풀어 환율을 낮춰 수출주도형 모델로 경기를 살리겠다고? 아베처럼 옛 향수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게 정답으로 보이겠지만,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이것은 필자가 볼 때 명백한 아베의 오판이다. 대외 환경이 수출주도형 국가에게 크게 불리하게 변하고 있는데 그것도 감지 못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풀은 일본은 이제 더이상 돈을 풀 여력도 없어 보인다.


2018년 일본 무역수지 흑자가 무려 76%나 감소한 것은 이러한 대외환경의 변화와 아베노믹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필자 생각에 올해와 내년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 특히 한국, 일본, 독일 등 미국의 설계에 의해 수출주도형 국가가 된 후 아직까지 그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급급할 것이다. 내수가 강하고 특히 정부가 막대한 세수로 고용과 복지를 책임지는 일부 북유럽 복지국가들을 제외하면 중국 경제의 하강과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응할만한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3%도 올리지 못하고 기업 투자를 촉진하겠다고 선언한 현 정부의 어린 아이처럼 약한 맷집에 어이가 없을 뿐이다. 조중동이 떠드는 소리에 흔들리며 오락가락할거면 적폐청산이란 단어를 입에 담지 않는 것이 좋다. 필자가 볼 때 올해 기레기의 영향으로 경제 정책을 전환한 것은 분명히 자충수가 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내수를 탄탄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 지금 이를 도외시하고 기업의 투자를 유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런다고 대외 환경에 민감한 대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돈을 풀 것 같은가? 그 결과를 두고 기레기들은 얼마나 많이 떠들어댈까?


그래도 일본은 매력적인 여행지라는 강점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관광산업이 주도해 왔지만, 7월 시작된 한국 경제 때리기로 그것도 감소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수상을 국가와 동일시하여 그들을 가급적 따르는게 좋다는 일본인의 종특과 세계 70위권으로 추락한 어용 언론들에 의해 아베의 선거 승리는 확실해 보인다. 우매함으로 말하자면 파란색 브로치가 사드와 빨갱이를 상징한다고 떠들면 더 큰 소리로 그게 맞다고 소리치는 30%의 국민을 가진 한국도 만만치 않지만 말이다. 아베는 경제 실정, 그것도 일본 지식인들이 거의 망국병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망가진 일본 경제와 외교에서의 실패를 한국 때리기로 무마시키려는 중이다. 다음 글에서는 아베의 한국 때리기의 결과를 필자 나름대로 예측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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