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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토 Jan 26. 2020

4화 모두의 취미

두 손이 무거울 땐



두 손이 무거울 땐

누구보다 열심히 모으던 포켓몬스터 스티커를
통째로 잃어버린 어린이의 기분은 어땠을까?
나는 생각보다 쉽게 훨훨 털어 버렸다.
내 손에서 몽땅 사라지니, 이상하게도
더는 희소한 스티커를 향한 열망도, 친구들의
스티커에 대한 관심도 생기지 않았다.
아마 나에겐 금방 새로운 취미가 생겼을 것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손에 꼭 쥔 채
놓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들을 잃어버리고
마음이 편안해질 때가 있다.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인연, 좋은 평판과 이미지,
수년간 쌓아 온 커리어 같은 것들 말이다.

지키기 버거운 상태일 땐, 연연하지 말고
내려놓는 게 좋지 않을까. 포기하는 게 아니라,
진심을 알기 위해서. 깨끗해진 머리로 나에게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여유를 갖고,
가벼워진 양손으로 진정으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쥘 기회를 얻는 방법이 될 테니까.

필사적으로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그 ‘정성스러움’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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