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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신 Nov 09. 2023

당신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소소한 일상도 즐거운 순간엔  / 카피라이터 

"소소한 일상즐거운 순간엔 린클이 함께 합니다" 


(린클 CF "비 오는 날... 그에게 무슨 일이?!)

https://www.youtube.com/watch?v=1PON6CjQ7pA

출처 : 린클 유튜브


당신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카피의 첫 멘트는 이렇게 시작한다. 대중에게 던지는 메시지이면서 나에게 던지는 말이기도 하다. 안부 인사는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서 비롯되는데, 그래서 가끔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는 평안을 찾는데 도움이 준다. 친숙하지만 누구나 듣고 싶은 말은 독자의 신뢰감 형성과 함께 자연스럽게 매출로 연결된다.  그런 의도로 시작된 첫 카피 문구는 다행히 영상에 잘 녹아들었다.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자리 잡으면서 각자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사회가 되었다. 바꾸어 말하면, 나 이외의 타인에게는 예전보단 관심도가 그만큼 떨어졌단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히려 사람에 대한 관심도가 더 올라가는 것 같다. 나와 결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할 시간을 그리워하며 말이다. 


오늘 하루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평범한 안부 인사를 건네 보는 건 어떨까? 


"식사는 하셨어요?"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네요."


이런 단출한 말들이 모여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 줄 거라 믿는다. 광고 작업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진행하면서 일상의 소소하지만 다양한 말들을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떤 말이 독자에게 관심을 주며, 어떤 말이 독자에게 기억될 말인지, 그래서 주변인에게 내가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광고 작업은 어쩌면 내 일상의 많은 부분에 물음표를 던져준 소중한 계기가 된 것 것 같다. 카피라이터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면, 어떤 글을 써야 할지에 대한 고민보단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는 게 어떤지 제안드린다. 


소소한 일상도 즐거운 순간엔


여러분들의 일상에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라고 묻고 싶다.  원하는 일을 하거나 갖고 싶을 걸 가질 때도 있겠지만, 소중한 사람과 함께 일 때는 그 의미가 남달라 진다. 혹, 자신이 누군가의 즐거운 순간이라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조금은 일상을 사는 재미가 더 흥미로워질 것 같다. 나는 요즘 글을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과 함께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푼 작가의 욕망은 매 순간 깊은 고민의 늪으로 몰아넣는다. 그래도 일상의 매일을 정진하고 버티며 나아가고 있다. 


좋은 카피 문구란? HOW?


좋은 카피 문구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마치 작곡은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 소설은 어떻게 잘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과 동일하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정답이 없다는 말이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렇다면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방향성이 없는 길을 걸으란 말인가?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이유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질문을 정리해 보면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광고 작업을 하게 되면 많은 참고 자료를 조사해야 하는데, 이는 조사와 작업량 비율이 대략 7:3에서 8:2로 맞춰지는 것 같다. A라는 상품 카피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어떤 광고 작업을 진행했었고, 기업은 어떤 이미지의 색깔을 지니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경쟁사들의 광고 컨셉도 파악해야 하며, 이번 광고에서 광고주가 원하는 기획안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담당 PD와 호흡을 맞춰야 하며, 그런 과정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해당 광고의 카피 문구가 탄생한다. 


카피라이터 처음 도전하시는 분?


카피 작업에 처음 도전하시는 분이라면 기존에 광고물이 어떤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시길 당부한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은 어떤 종류의 광고와 더 잘 맞는지도 찾아야 하고 말이야. (ex) 화장품, 식품, 자동차 등) 모든 광고 카피를 잘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각 분야에 전문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이다. 따라서 본인 성향에 맞는 광고 스타일을 찾은 후 심도 있게 파야 한다. 그렇다고 처음엔 광고를 내가 원하는 작업만 제안이 들어오는 건 아닐 거다. 공익 광고뿐만 여러 종류의 광고가 불규칙적으로 들어올 테고, 당신은 이에 맞서 당당하게 부딪혀야 한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고 경력이 쌓이면, 자신과 더 잘 맞는 광고를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될 거라고 본다. 


카피라이터가 카피 문구만 작업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처음엔 광고 기획안으로 광고주와 협의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토대로 시나리오가 제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고 기획안이 어떤 형태로 제작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대개는 2~3가지 PPT버전으로 기획안과 함께 해당 콘티 (글+그림)를 첨부해서 작업한다. 이는 영화나 드라마 기획안을 제작하는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 본인은 광고주에 따라서는 기획안을 

한글 버전으로 된 시나리오 방식으로 제출하기도 했었다. 물론, 모든 경우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석은 아니기에 PPT 방식과 시나리오 방식은 진로를 희망하시는 분이라면 미리 준비해 두시길 당부한다.    


카피 문구를 뽑는 과정?


카피라이터마다 작업하시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고 각자 고유의 성격을 지닌다. 본인은 먼저 해당 광고와 관련된 타 광고들을 굉장히 많이 조사하는 편이다. 운이 좋아서 한 번에 카피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수많은 시련 속에서 쩐내 나는 아픔을 이겨내며 유레카처럼 카피가 기적처럼 떠오른다. 그래서 과정의 시간이 많아야 한다. 언제 나에게 기적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꾸준히 조사하고 메모를 해야 한다. 본인은 독특한 방식의 광고 컨셉이 보이면 분류해서 정리를 해두는 편이다. 광고 종류와 상관없이 기획의 독특한 매력 포인트를 잘 정리해서 메모해 둔 후 시간이 날 때마다 해당 내용을 읽어 본다. 다양한 종류의 기발한 기획안들을 그렇게 수차례 읽으며 숙지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그 기발한 환경 속에 녹아들게 되는데, 그럴 때 생각보다 만족할 만한 카피가 나오는 것 같다. 


모방과 창작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기발한 기획이 나오면, 누군가는 그걸 토대로 또다시 새로운 기획을 뽑아내니까. 그래서 평소 광고 카피에 관심을 가지고 주시해야 한다. 지하철을 탈 때, 상단에 부착되어 있는 다양한 광고판도 이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하철뿐만 아니라 버스, 전광판 등 모두 마찬가지다. 요즘 트렌드에 맞는 카피들을 보면서, 나라면?...이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직접 창작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린 수많은 광고의 홍수 속에 놓여 있다. 자신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둘러본다면 참고할만한 자료는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이 에세이를 통해...


본인은 이 에세이를 통해, 광고 카피의 원론적인 작성법을 설명하기보단 다양한 생각의 연결 고리를 보여주려고 한다.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는 작가들은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움직이지를 보여줌으로써, 이를 준비하는 지망생분들께 조금이나마 현실적인 도움이 되고자 글을 적게 되었다. 이상적인 생각만으로는 상업 작가가 될 수 없다. 제작비를 감안한 기발한 기획안과 독자를 매료시킬 수 있는 멋진 카피가 가미된다면 상품은 좋은 이미지를 가져가게 될 거다. 


카피라이터는 기업과 제품에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라고 본다. 좋은 이미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매출 상승과 함께 기업의 신뢰도를 상승시킨다. 그래서 카피는 힘들지만 꽤 흥미로운 작업이다. 장편의 시나리오를 쓰는 나에게 짧은 글이 오히려 더 힘들다는 교훈을 준 스승이기도 하다. 카피 작업을 진행하면서, 본업인 웹툰과 시나리오 작업에서 덕을 많이 봤다(카피라이터, 시나리오 작가, 웹툰작가 겸직). 상황에 따라서 짧고 임팩트 있는 글을 적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 더 진화된 모습으로 작업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일상에서 어떤 형태의 광고를 뽑아낼 수 있을까? 기습적으로 당신에게 드리는 질문 선물이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광고 전반적인 이야기와 카피라이터가 보는 일상의 시선을 소소하게 담으려고 한다. 사실, 본인도 광고에 발을 조금 들였을 뿐이지, 완벽하게 모든 것을 아는 건 아니다. 그래서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생각할 여지가 많이 남길 바란다. 비 오는 오늘의 날씨는 푸르다. 내가 그렇게 정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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