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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신 Jan 12. 2024

나의 시선

머무는 그곳에

숨을 죽이고 긴장하듯 먼 곳을 본다

내가 가야 할 곳이 저 들판 너머에 있다

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곳만 응시한다

희박한 가능성에 대한 불안함

가길 원하는 절박한 간절함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나의 시선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어쩌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의 한 걸음은 이 평범한 거리는

다시 돌아올 땐 수만 걸음이 필요할 수도 있다

천천히 생각을 한곳에 집중시키고

걱정거리는주변에 날려 버리고

그곳을 응시한다


화창한 날씨에 검은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하나 둘 빗방울이 떨어지며

나의 몸에도 녀석이 방문했다

하지만 나의 시선은 녀석을 반겨줄 수 없다

아직 결정나지 않은 나의 몸 상태는

여전히 긴장하고 있으며

떨리는 손은 멈출 기색이 없다

그렇게 난 비를 맞았다


들판에 비가 내리자

여기저기 풀들이 생기를 되찾으며

파릇파릇 싱그러운 내음을 뿜어냈다

자연의 향기는 언제나 그렇듯 마음을 편하게 한다


움직여야 한다

나의 시선은 그렇게 외쳤다

내가 가야 할 곳은

내가 움직여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열심히 달려야 도착할 수 있으며   

나의 발로 움직여야

나의 그곳은 온전히 내 것이 된다

멈출 수 없기에 움직여야 하고

간절히 원하기에 도착해야 한다


나의 시선이

머무는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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