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죽이고 긴장하듯 먼 곳을 본다
내가 가야 할 곳이 저 들판 너머에 있다
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곳만 응시한다
희박한 가능성에 대한 불안함
가길 원하는 절박한 간절함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나의 시선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어쩌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의 한 걸음은 이 평범한 거리는
다시 돌아올 땐 수만 걸음이 필요할 수도 있다
천천히 생각을 한곳에 집중시키고
걱정거리는주변에 날려 버리고
그곳을 응시한다
화창한 날씨에 검은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하나 둘 빗방울이 떨어지며
나의 몸에도 녀석이 방문했다
하지만 나의 시선은 녀석을 반겨줄 수 없다
아직 결정나지 않은 나의 몸 상태는
여전히 긴장하고 있으며
떨리는 손은 멈출 기색이 없다
그렇게 난 비를 맞았다
들판에 비가 내리자
여기저기 풀들이 생기를 되찾으며
파릇파릇 싱그러운 내음을 뿜어냈다
자연의 향기는 언제나 그렇듯 마음을 편하게 한다
움직여야 한다
나의 시선은 그렇게 외쳤다
내가 가야 할 곳은
내가 움직여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열심히 달려야 도착할 수 있으며
나의 발로 움직여야
나의 그곳은 온전히 내 것이 된다
멈출 수 없기에 움직여야 하고
간절히 원하기에 도착해야 한다
나의 시선이
머무는 그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