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이라는 것은 우리 삶의 필수 요소다.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심지어 잠을 자는 순간마저도 우리는 움직인다. 사실 움직인다는 것은 별 거 아니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게 더 어렵다. 요가에 사바 아사나라는 자세가 있다. 우리말로는 송장 자세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가만히 있는 자세이다. 의외로 송장 자세는 요가 자세 중 가장 어려운 자세로 꼽힌다. 움직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우울증을 앓다 보면, 그 사소한 움직임마저 힘들어질 때가 있다. 손가락 까딱하는 것까지 너무 괴롭고 힘든 순간이 온다. 쓸데없는 생각만 많아지고 움직이고 싶지는 않아진다. 생각은 정말 많아져서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쓸데없는 생각을 비우는 데에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걷잡을 수 없는 생각들을 정리하는 데는 움직임만 한 게 없다. 손가락 하나 까딱, 몸을 살짝 뒹굴 거리는 것만으로도 움직인 것이고, 이거라도 하는 내가 기특하면서도 웃기기도 하면서 우울감이 해소된다.
잡생각이 많을 땐 무조건 뭐라도 해야 한다. 할 게 없으면 동네 한 바퀴 뛰기라도 해야 한다. 최근 운동을 시작했다. 다른 효과는 잘 모르겠고, 운동을 하다 보면 우울한 생각을 안 하게 된다. 사람은 기본적인 에너지가 있는 것 같다. 그 기본적인 에너지를 운동으로 소비하지 못하면 그 에너지를 쓸데없는 생각들로 소비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생각을 조금은 비워낼 수 있게 되었다. 생각과 움직임은 반비례하나 보다. 생각이 많던 나는, 움직일수록 생각을 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너무 많은 생각은 우리를 옥죄곤 한다. 그래서 적당한 생각과 적당한 움직임은 우리에게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