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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슬비 Nov 13. 2018

독립출판을 하면서

처음엔 그리 성대한 시작이 아니었다. 그저 작은 글들을 메모장에 끄적이던 것이었다. 그러다 언젠가 책을 내보아야지 결심했던 것이 전부였다. 텀블벅이라는 사이트에서 그렇게 출간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해야지 막연히 생각했다.


문득 지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고 싶은 글들이 무엇이 있는지 쭉 나열했다. 그걸 바탕으로 끄적이던 글들을 모았다. 사실 글을 쓰는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써두었던 글들과 해두었던 생각들을 모았기 때문이다.

자비출판을 해주는 출판사를 알아보았다.  한글에 맞쪽보기를 해두고, 책 규격을 고민했다. b6라는 작은 사이즈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게 편집용지를 설정한 뒤 틀을 잡았다. 쪽번호 설정도 했다. 표지는 디자인 해둔 표지들 중 골라서 구매했다. 제목을 생각해보았다. 내가 들었던 말들 중 가장 와닿았던 말이 무엇일까. "죽지 않고 살아 내줘서 고마워" 이 말이 나의 첫 책 제목이 되었다.


텀블벅에 올리기 위해 같은 학교 중 산업디자인과를 다니는 학우를 알아보았다. 학우에게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텀블벅에 올릴 카드뉴스들을 제작했다. 창작의도와 창작자 소개, 그 외 책과 리워드 소개글을 작성했다.


나의 첫 책은 사생활이 짙게 드리워진 책이다. 그래서 필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그렇다보니 지인들에게 홍보를 하기가 어려웠다. 그게 가장 힘들었다. 소수의 지인들에게 홍보를 부탁했다. 학교 익명 커뮤니티의 홍보게시판에도 주기적으로 홍보글을 올렸다. 무엇보다 인스타그램 활동을 활발히 했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치유를 받았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려 시작한 일이었지만, 내가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 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깨우쳤다. 일단 도전하는 것, 일단 시작하는 것. 책의 탄생 과정을 통해 내가 새로 태어나는 것 같았다. 부모가 되어보지 않았지만, 아이를 낳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그냥 글을 쓰는 것과, 책을 내는 것은 다르다. 글을 쓰고 편집하고 교정하고 인쇄하고 홍보까지 혼자 모든 것을 하다보면 한 뼘 성장한 나를 만날 수 있다.


책을 내고 싶으시다면, 독립출간을 적극 권한다. 금전적으로 남지도 않을 거고, 힘도 들겠지만 작가의 길을 걷는데에 분명한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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