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글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이지만, 내가 이 글에 사랑고백만 줄줄 늘어놓을게 안 봐도 뻔하여 소제목을 위와 같이 붙였다. 내용을 대강 훑어본 이들은 알겠지만 이 글은 ‘이효리’에 대한 글이다.
우리나라에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린 나이에 성공하여 몇 년의 휴식기를 지내다 돌아와도 여전히 예능에서는 최고 시청률을, 광고에서는 제품 완판을 기록하는 사람, 바로 이효리이다.
“아무도 믿지 마라, 인생 독고다이!” 특유의 말재주로 졸업 축사를 뒤집어 놓은 그녀는 매번 명언 아닌 명언을 남기면서 자주 화제의 중심이 된다.
방송에서도 이효리만의 솔직한 단어와 숨기지 않는 표현에서 그녀의 가치관이 언뜻 보이는 장면들이 있다. 나는 그 장면들을 참 좋아하는데, 에디터 공상이 두고두고 마음에 되새기는 이효리의 말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서울체크인> 이효리X구교환X이옥섭 편
’나는 뭘 해도 웃음이 나와요. 안 자는데 자는척 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벌써 웃겨’
해당 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는 이옥섭 감독의 ‘미우면 사랑해버려요’ 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이효리의 이 말이 종종 기억에 남는데, 절대 하는 ‘척’을 잘 못하는 그녀의 천성이 잘 보였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효리의 레드카펫> ‘제니’편
‘너무 많은 낯을 만나지 않나요? 제니의 낯가림은 어쩌면 제니를 보호하는 보호 기제가 아닐까 싶다. 그 낯가림이 제니를 좀 더 다치지 않고 활동할 수 있게 지켜줄 수 있을 거 같아요’
내가 여기서 울림을 받은 포인트는 이효리가 너무나 완벽한 ‘조언자’라고 생각했기 때문.
후배의 상황에 완벽하게 공감해 주고, 후배가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장점으로 말해주는 그녀만의 포용력이 눈으로 보이는 장면.
<슈퍼마켙 소라> 출연편
https://youtu.be/v8uYeGITqP0?si=J2lzR9gNaTonGrPz
‘사회자가 직접 연락해서 섭외하는 거 진짜 싫어해요’
돌려 말하지 않는 그녀의 화법이 잘 드러난 장면. 같은 업계 사람에게 불편한 관행을 콕 집어서 이야기해주는 그녀가 참 멋있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내 장점보다 단점을 말해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이
<요정재형> 출연편
https://youtu.be/50o6lPVdlnQ?si=T1RJUaKP965eYokI
‘내 진짜 꿈은, 진짜로 사람을 사랑하는 거야’
사랑과 사람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문장. 사람과 관계에 대해서 시니컬해지고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때 속으로 되새기는 문장이기도 하다.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다는 그녀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27년간의 험난한 방송 생활에서 많은 사람에게 데이고, 상처받는 순간도 많았을 텐데 결국 사람을 위한 사랑이 진짜 꿈이라니.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는 나에게, 사랑까지는 아직 어려운 영역인데 말이다.
오늘 쓴 글은 온전히 나를 위한 글이다. 내가 삶의 균형을 잃고 미워하는 이들만 주변에 가득하게 되면 꺼내보게 될 글. 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녀에게 늘 빚을 지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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