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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카이브 Mar 30. 2024

문당훈! 널 좋아해!

요즘 유툽 뭐 봄?

제2의 직장으로 유튜브 하나쯤은 갖고 살아가는 요즘은 말 그대로 ‘유튜버 레드오션’. 하루 평균 1억 개 이상의 영상이 올라오는 시대. 무수히 올라오는 콘텐츠 속에서 ‘오늘은 뭐 보나’ 휙휙 슬라이드를 넘기다가도 자극적인 카피에, 눈에 띄는 썸네일에 발목을 붙잡히기도 한다. 에디터 맹구는 최근 장도연과 손석구가 하나의 썸네일에 나온 영상이라면 한 번씩 뒷덜미 잡혀 질질 끌려갔더랬다.


필자가 그러했듯 모두들 ‘유튜브’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유튜버’ 한 사람쯤은 분명 있을 것이다. 셀 수 없이 많은 영상들 중에서도 ‘하필’ 그 사람이 떠오른 이유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라.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당신에게 어떤 영상을 보여주는가? 그 영상을 통해서 어떤 감정을 만들어주는가?



따봉땅후나 고마워

에디터 맹구는 콘텐츠 자체를 좋아해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다. (사실 부채감도 있다. 트렌드에 뒤처지면 안 될 것만 같은 기분이랄까.) 여하튼 콘텐츠 편식은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 최대한 다양하게 받아들여야 더 많은 것들을 파악할 수 있는 시야를 갖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깨달았다. 본인은 꽤나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을. 처음엔 이런 성격 자체를 부정하려고 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웃고 넘기는, 이른바 ‘방방봐(방송은 방송으로만 봐)’라는 태도를 갖추지 못한 내가 왠지 모난 돌인 것만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잠깐만, 이거 진짜 내가 문제인 거 맞나?’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조금의 불편함이라도 느껴지는 콘텐츠는 금방이라도 들이받을 것 같은 표정으로 보다가, 종국에는 ‘진짜 나만 이렇게 불편하다고?’라는 생각으로 댓글 창을 빠르게 내렸다. 그래. 아닌 건 아닌 거다. 그렇다. 에디터 맹구는 콘텐츠를 가리지 않고 보는 만큼 ‘예민함’과 ‘불편함’의 기준을 조금 더 정립해 나갈 수 있었던 것만 같다.

이렇게나 까다로운 필자가 좋아하는 유튜버 중 한 명은 빠더너스가 있다. 그를 처음 접한 건 유병재 유튜브였다. 그땐 유병재의 인지도가 너무 높았고 나에겐 그저 유병재 옆에 있는 ‘웃긴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흘러,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사람이 한국지리 강사가 되어 있고, 어디서는 기자가, 어디서는 고등학생이, 군인이 되어 있는 걸 보며 참 열심히 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에디터 맹구가 그를 다시 보게 된 것은 <유퀴즈>에 출연해 유재석과 조세호에게 책 선물을 해주었을 때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시집이라며 시집 앞장에 빼곡히 적은 편지엔 그의 진심이 그득그득 담겨 있었던 것만 같았다. 아래는 그가 유재석 님을 위해 적은 편지의 내용이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고 속 편한 핑계를 댈 때마다 형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저는 ‘친절한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라는 내내 의심해 왔던 말을 한 번 더 믿기로 합니다. 매일 밤 내일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하지만 어제보다 못할 때도 많아요. 그래도 오늘은 또 잘 살아보자 용기를 내보는 것은 형님 덕분입니다. 모두가 나를 알고 있는, 사실은 외로운 세상에서 늘 형님의 안녕이 궁금합니다. 뵌 적도 없지만요. 매 순간 그럴 수는 없겠지만 대체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더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지만 이런 말들도 부담이 될까봐 마음만 남겨둡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요새는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콘텐츠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 도래했다. 그만큼 아직 자신의 뚜렷한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대중들에게는 필터링되지 않은 콘텐츠들이 자칫 잘못된 관념을 심어주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창작자와 수용자의 경계가 흐려져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콘텐츠가 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모르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태도는 정말 올바르지 못한 태도라고 감히 말해본다. 단순히 ‘이렇게까지 잘 될지 몰랐어요. 저는 그저 제 삶을 공유한 것뿐인 걸요.’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유튜브라는 플랫폼 자체가 우리의 삶에 너무나도 맞물려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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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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