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카이브 Apr 16. 2023

몸만 안으면 포옹,
마음까지 안으면 포용

D&I, 다양성과 포용성에 관하여

‘그럴 수도 있지’


이 한마디 뱉는 것에 참으로 박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라지만 아직까지도 조금만 튀어도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에는 크게 변함이 없기도 해요. 그래서 오늘 저는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려는 노력과 너그러운 사회를 위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있지가 부릅니다, 달라달라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다양한 인간의 유형으로 구성되었는지 살펴볼까요?

우리의 외모가 모두 다 다른 것처럼 우리의 가치관, 취향, 라이프스타일 등은 모두 다 달라요. 교과서에서 보던 다문화, 인종, 사회적 소수뿐만이 아니에요. 한 사람을 어떠한 편견 없이 그 자체로 바라봐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다양성 존중의 첫 단계입니다. 머리를 기르고 짧게 자르는 것, 치마를 입거나 바지를 입는 것은 여자와 남자의 차이가 아니라 취향의 차이라는 것.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지 중 하나라는 것을 우리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해요.


콘텐츠로 배우는 D&I 

D&I는 Diversity(다양성) & Inclusion(포용성)을 뜻하는 말로 특히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라고 해요. 해가 거듭할수록 온라인에서의 콘텐츠가 우리 생활에 스며들어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무의식 중에 개인의 가치관이나 신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특정 대상을 비하하거나 배제하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죠. 조금 어렵다고요? 그렇다면 D&I 콘텐츠 소개와 함께 그 속에 들어있는 다양성 존중의 태도를 소개해 드릴게요!


왓챠 오리지널 예능 ‘조인 마이 테이블’

조인 마이 테이블은 예멘, 인도네시아, 미국, 모로코, 고려인, 미얀마 출신의 이주민들이 즐겨 먹는 민족음식을 두 MC가 먹어보는 프로그램이에요. 단순히 다른 나라의 음식을 체험해 보는 예능과의 차별점은 ‘스토리텔링’에 있어요. 이주민의 삶을 통과해 음식까지 이어지는 스토리텔링 덕에 음식의 맛과 함께 인생의 맛까지 느낄 수 있죠. 이국적인 맛집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이 예능을 보고 나면 외국 음식을 먹을 때마다 그들의 고향 식탁으로 초대받는 듯한 느낌이 들 거예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체어(The Chair)’

더 체어는 명문 대학의 유색인종 여성 최초 학과장이 된 싱글 워킹맘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입니다. 넷플릭스 미드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인 샌드리 오는 김지윤이라는 한국 이름 그대로 등장하고 한국말을 사용하며 중간중간 한국 문화가 등장하기도 해요. 더 체어는 유색인종, 여성으로서 받는 차별과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영문학과 교수라는 주인공의 캐릭터를 빌어 사라져 가는 인문학의 가치와 세대 변화도 다루어요. 이쯤 되면 너무 진지하고 어려운 드라마가 아닌가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걱정 마세요! 더 체어는 코미디 드라마로 당당한 한국계 배우인 주인공이 꼰대들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날리는 신선한 작품이랍니다!



영화 ‘원더’

원더는 R. J. 팔라시오의 ‘아름다운 아이’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안면기형으로 태어난 한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어기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늘 헬멧을 쓰고 다니는데요.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한 어기는 평범하게 생활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용기를 내고 헬멧 밖의 세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데요! 극복하며 성장하는 어기와 시선을 바꾸며 성장하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가 참 감동적이에요. 이 영화는 ‘옳음과 친절 중에서 친절을 택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요. 우리 사회에 각자만의 이유로 힘겨운 싸움을 하는 주변 이들에게 친절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먼지 같은 차별

먼지 차별이라는 말이 있어요. 눈에 잘 띄지 않는 먼지처럼 미세하지만 도처에 깔려 있고 치우지 않으면 쌓이는 차별을 뜻하는 말이랍니다. 차별은 생각보다 거대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 만난 사람에게 무슨 과를 전공하시나요?라고 묻는 것도 먼지 차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대학을 다녔을 거라는 전제하에 건넨 질문이니까요. 이처럼 악의 없이 가볍게 던진 말이라고 해도 상대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먼지 차별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와 미디어 속에 여전히 깊게 뿌리내려 있는 먼지 차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특정 집단 희화화

기안84의 '복학왕'의 웹툰 한 장면에서는 회사 세미나 장소로 제공된 더러운 숙소를 보고 표정을 찌푸리는 한국인들과 달리 환호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을 그렸어요. “현실적이다”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말끝마다 “캅”을 연발하며 다소 우스꽝스럽게 표현된 부분이 안타깝습니다. 많은 연령대에게 노출되는 콘텐츠인 만큼 인물 묘사에 좀 더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2. 특정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

출처 :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유튜브 클립

당돌한 MZ세대, 여자들의 기싸움을 소재로 한 콘텐츠

요즘 유튜브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죠. 에디터 애끼도 실감 나는 연기력에 푹 빠져보다가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는데요. MZ세대를 지나치게 무능하고 업무 태도가 불성실한 캐릭터로 표현한 것이 속상했습니다. 또 자칫하면 “요즘 애들은 이래서 안돼”라는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공감이냐, 조롱이냐는 정말 한 끗 차이인 것 같습니다.


3. 비하의 의미가 담긴 표현의 밈화

‘ㅇ린이’ ‘잼민이’ ‘금쪽이’와 같이 어린이를 미숙한 존재로 낮춰보는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이런 표현들은 미디어뿐만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흔히 쓰곤 하는데요. 무심코 이런 단어들을 써왔다면 오늘부터는 조심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500명을 상대로 ‘O린이’ 등의 용어를 쓰는 어른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어린이를 존중해 주세요’(25.6%)가 1위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우리도 한때는 어린이였지 않나요? 



생각은 깊게, 시야는 넓게

사실 다수와 소수, 주류와 비주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어떤 기준에서는 비주류가 되어 피해를 받기도 하고 어떤 위치에서는 다수가 되어 이익을 보기도 하죠. 나와 내 가족, 내 지인도 언제든지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사소한 차별과 편견도 사소하지 않게 느껴질 거예요. 그러니 우리 이제부터 콘텐츠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 은연중에 스며들어 있는 차별과 편견까지도 눈을 부릅뜨고 경계해 봅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멀리해야 할 두 가지 태도가 있어요.  


일부분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 않을 것

삶의 바람직한 방향을 정해두지 않을 것


모든 사람을 사랑하자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에요. 그저 나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몸보다 마음을 안아주는 것이 더 어렵죠. 한 사람을 완전히 존중하고 오롯이 이해한다는 의미이니깐요. 그렇지만 우리 한번 마음까지 안아주려 노력해 봅시다. 앞서 언급했던 영화 원더의 대사를 늘 마음속에 간직하면서요.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라"


-

애끼

작가의 이전글 냉장고는 열린 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