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 혼지 여행 ep8
3일 차 일정
Hyde Park - Marylebone (High St-Soho-Daunt Books) - Wallace Collection - Covent Garden - Canaby/Oxford St - Victoria (Musical: Wicked)
오늘은 가족 찬스의 날.
오빠네 가족이 마지막으로 영국에 머무는 주와 맞물려서, 여행 일정이 나 홀로 여행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 반나절은 (새) 언니와 함께 하기로 했다.
패딩턴역에서 제일 가까운 Hyde Park(하이드파크)를 조깅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던 후기가 있어서 이번 호텔을 예약했는데, 그래서 혹시 몰라서 운동복도 챙겨갔더랬다.
*호텔은 Rhodes Hotel (3성급)
(5박을 지내면서 매일은 못했지만, 그래도 이틀은 공원 산책을 했다. 만족... 런던 시내에 공원이 좀 있어서, 다른 호텔에 계신 분들도 공원 산책은 다들 한 두 번씩은 다하는 듯하다)
오늘은 걸어서 하이드 파크를 가 보기로 한 첫날.
시차가 있어서, 새벽 5시면 눈이 떠지고, 조식이 시작하는 7시까지 씻고 기다렸다가, 조식을 먹고, 약속이 10시이고, 약속 장소인 Maryebone역까지는 Bakerloo라인으로 2 정거장. 그전에 한 시간 정도 둘러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패딩턴역 반대방향 쪽으로 좀 걸어가니, 바로 큰길 하나 건너서 공원이 나왔다.
아주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은 아니었지만, (내가 걸었던 곳이 유독 그런 듯... 나중에 가게 되었을 때 서쪽으로 다이애나 플레이그라운드(Diana’s Playground), 캔싱턴 궁전(Kensington Palace)이 있는 곳은 더 좋았다.)
출근길로, 이 파크를 가로질러가는 사람도 꽤 됐고, 애완견들과 산책하는 할아버지, 젊은 이들도 시간 대에 상관없이 많았다. 파크는 평화로웠고, 다들 저마다의 방식과 패턴으로 이 파크를 이용하는 듯했다. (하지만, 어디 잔디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책을 보고 싶다는 생각보다, 워낙 벤치가 많아서 그냥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듯하다. 패딩턴역 근처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1. Marylebone High Street
미팅 포인트는 역 앞, 셜록 홈즈 동상. 이 역과 다음 역인 Baker St역에 셜록 홈즈 뮤지엄이 있다.
(내가 가려던 계획은 없었지만, 굉장히 멀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가까운 곳에 셜록 홈즈 뮤지엄이 있었다. 시간 나면 기념품샵이나 갈까 했는데 못 가서 아쉽다. 이렇게 가까운 줄 알았으면, 그리고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다시 갈 의향이 있다.)
*Baker St역 튜브 디자인
2. 다운트 북스 (Daunt Books)
High Street에 위치한 다운트 북스. 런던에서 제일 아름답고, 오래됐다는 독립서점인데, 들어가 보니, 옛날 인테리어를 최대한 살려서 (그러나 안 쪽은 꽤나 넓고, 지하와 2층도 다 올라가서 책을 볼 수 있는 구조) 한국 책은 지하에 여행 코너 쪽에 있다. 북한 관련 서적도 꽤 되더라.
채광도 좋고, 책을 구매하면, (기본) 에코백을 주는데, 별도로 구매도 가능하다. 나는 책이 넘쳐나고, 책에 대한 검색을 전혀 안 하고 온 상태라, 아쉽지만 원서는 사지 않기로... 그래서 작은 사이즈의 에코백만 구매했다. (4 파운드). 그리고 여행 일정 초기라, 책은 무겁기도 하고, 뭘 사게 될지 몰라서, 안 샀다고 해두자.
3. La Fromagerie 라 프로마쥬리
아침을 부실하게 먹었다고 하자, 다시(?) 간단히 브런치를 하기 위해 들른 카페,
신선한 식재료들을 쇼핑할 수 있거나, 치즈도 유명하단다.
그 옆에 작은 카페가 붙어 있는데, 아직 아침 메뉴를 팔고 있었다.
나는 크로와상과 플랫화이트 커피, 그리고 Breakfast Pot를 먹었다. 많이 배고프지는 않았지만 커피는 플랫화이트를 마셔야 시차 적응을 할 것 같았다.
*Breakfast Pot은 yogurt에 견과류(그레놀라) 등이 들어간 컵이다.
그리고 오늘은 어제 한 12시간 강행군 투어 후인지라, 오늘 하루만큼은 지인이 추천하는 장소로만 맘 편히 다니고자 했다.
4. Wallace Collection
이번 여행 테마가 박물관/미술관이었다고 했지만 이 월러스 컬렉션은 생소했다. 그럼에도 안 갈 이유 또한 없지 않은가. 무료인데.. 그래서 이번 나의 첫 여행의 박물관/미술관은 월러스 컬렉션.
재력가인 Herrford가의 개인 소장 회화, 앤티크 중심으로 전시를 볼 수 있고, 현재는 슈즈 디자이너 마놀로 블라닉과 콜라보 전시를 하고 있다. 기존 회화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은 슈즈들이 디스플레이되어 있다.
난 그저 이 디자이너의 신발이 없을 뿐.
그 외에도 월러스 컬렉션에는 렘브란트 등 유명 작품들도 직접 소장하고 있고, 그 외에도 정말 많은 갑옷, 무기도 잘 전시되어 있다.
이 저택 안에 에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도 있다. (향후 갈, V&A-Victoria & Albert Museum 또한 멋진 카페가 있다.) 나중엔 이런 곳에서 여유를 즐기는 slow 여행객이 되고 싶다.
5. Baozilnn - Dim Sum Lunch
차이나타운 입구에 위치한 바오질린. 각양각색의 딤섬이 눈길을 끈다. 보통 줄 서고, 예약 안 하면 기다려야 하는데, 운 좋게 바로 들어감.
워낙 딤섬을 좋아해서, 맛은 무난.
외국 나오면 한 번은 가게 되는 중식당.
차이나타운에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메뉴에 사진이 없어 아쉽. 그래도 모를 땐 Platter가 무난한 듯.
잘 먹었습니다!
6. Bageriet - London’s finest Swedish Bakery
런던에서 스웨덴 베이커리냐 하겠지만, 시나몬롤이 맛난 곳. 저녁용으로 하나 선물 받아 저녁 뮤지컬 공연 전 시식.
7. 그 후 정말 많이 걸어서 Oxford Circus까지 걸어 감.
지나가던 풍경들.
Liberty 백화점 - Harry Potter 극장 - Covent Garden
8. 뮤지컬 공연 - 위키드 (Wicked)
워낙 기대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해서 고른 뮤지컬 위키드(Wicked)
라이언킹은 인터내셔널팀이 내한했을 때 봤고, 예전엔 영국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봤고, 알라딘은 요즘 핫하지만 영화로 본 지 얼마 안 되고, 뮤지컬은 약간 유치할 듯도 하여 국내에선 옥주현에 주연한 위키드를 보기로 함.
한참 여행을 준비하며 검색할 때 Day Seat(데이시트)로 하면 2-3만 원에도 좋은 1층의 앞 줄을 본다는 말에 기대했으나, 그것이 그 날 공연 남은 잔여석을 파는지라, 공연장 티켓 박스 오피스가 열리는 10시에 좋은 공연은 두 시간 전, 즉 아침 8시부터는 줄을 무작정 서서 두 시간 기다렸다 사는 걸 늦게 알았다.
난 20대가 아니고, 그럴 열정도 없다.
더군다나 위키드가 내가 데이 시트로 도전할 만큼은 아니었다. 그래서 난 한국에서 싼 가격이면,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뮤지컬을 한 번 보는 거에 만족하기로 하고, 온라인 사전 예매를 했다. 영국은 극장이 크지 않아 위층도 괜찮으리라. 한 6만 원 선에 구매했던 듯. Print at Home티켓으로 멋없게 A4 종이에 출력해 간 게 진짜 티켓.
7시 반 공연. 자리는 나쁘지 않고 심히 캐주얼하고 정신없는 공연장. 중앙임에도 앞에 덩치가 좀 있고 키가 큰 외국인 아저씨가 앉아 내 뷰는 엉망. 옆 좌석에는 할아버지가 양손으로 신문을 펼치고 보는데 정말 불편했다.
공연이 시작되고, 어느 포인트에서 웃어야 하는지 외국인들이 웃는 포인트를 내가 못 찾고 있고, 한국어로 공연을 했을 때는 약간의 각색과 깨알 같은 한국형 유머가 있었던 것 같은 기억이 내리에 스쳤다. 영어판 또한 더하면 더했지 싶다. 그러니 오래간만에 영어 공연. 리스닝 과부하에 스토리가 몰입이 안 되었다. 계속 하루 종일 머리가 좀 아파서 컨디션 난조에 피곤이 몰려오면서 1부를 졸면서 봤다. 여자 주인공이 노래는 잘했지만, 전율이 흐르거나 몰입할 뮤지컬은 아니었다. 여행 2일 차 같은 3일 차에 보는 뮤지컬인데, 난 내 몸을 생각해 아깝지만 1부만 보고 숙소로 왔다.
그냥 위키드는 아닌 걸로. 아니 3만 원 정도만 봤으니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