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내 입속의 얼음처럼 녹아 뚝뚝 떨어질 때 요동치는 물결이 입술인 줄 알았다 창밖의 풍경은 심경을 물들일 수 없고 창은 살 떨리게 흔들리기만 하고 마주 앉아 있어도 서로의 독을 퍼뜨릴 수 없으니 다 장난 같아 안개였는지 눈발이었는지 그랬는지 아니었는지 잠시 목을 축이고 가는 짐승들처럼 풀 비린내 가득한 키스는 허기, 빛이라고 다 눈부신 줄 알았다 아무리 끌어안아도 하염없이 타오르지 않는 내 말이 농담 같아 그 울창한 미궁 속에서 파랗게 응고하는 나의 혀, 우거진다고 다 마음이 아니다 나의 혀끝에서 내 말이 투신할 때 순간 펼쳐지는 그늘의 비거리가 부르는 노래,
사랑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