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반음의 자세
희망아 검은 것을 가리지 마라 초성을 잃어버린 날들은 모두 생시를 흘러나갔다 실패한 사랑을 물려준 엄마와 이별하고 어렴풋이 뒤척이던 연애와도 이별하고 한 천년은 혼자인 듯 뼈가 물러져 세상이 조롱하는 흉터 따윈 이제 부끄럽지 않아 희망아 검은 것을 가리지 마라 이제 나의 울음은 불능이다 아름다운 것은 비운이기를, 시간은 격자무늬 황홀한 지느러미 여든 여덟 개의 설탕을 가진 칠 옥타브의 까만 고양이와 다투어 칼을 달구며 불치의 로망 속으로 혼자서 간다 춥도록 얇은 잠을 포개어주고픈 저기 저 등푸른 애인들은 모두 죽어버렸으면 좋겠네,
이렇게 서정적인 독신을 가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