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소득자라면 일반적인 퇴직금 계산 방법을 대충 알고 있으리라. 퇴직하기 직전에 본인 연봉이 1억 2천만 원이고 30년 근무한 직장인이 있다고 가정을 해 보자. 퇴직금은 마지막 근로소득의 1/12인 1천만 원을 근속한 기간인 30개로 계산해서 지급한다. 즉 3억 원이 보통의 퇴직금이다. 감이 잡히는가? 평생 일해도 퇴직금으로 3억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 웬만만 중견 기업에서 30년 이상을 근무하고 부장직급으로 퇴직해야 한다. 대한민국 상위 10% 직장인쯤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만약 마지막 직급의 월급이 500만 원이라면 퇴직금은 1억 5천만 원이 된다.
퇴직금(3억) = 근속기간(30년) × 직전 3개월 평균 임금(월 1천만 원)
지난주에 놀라운 뉴스가 있었다. 한 젊은이가 퇴직을 하면서 무려 50억 원을 받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단다. 보통의 직장인은 30년 직장생활을 해도 50억 원의 1/10에도 미치지 못하는 퇴직금을 받는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6년 근무했다는 대리급 청년이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이 무죄란다. 참으로 정의로운 사회다. 아름답다. 이 청년의 이버지 직업이 무엇인지, 왜 그 회사에서 일을 했는지, 무슨 일을 했고, 퇴직금을 왜 이리 많이 지급했는지 등등 옮기지 않겠다.
이런 황당한 판결이 나왔는데 세상은 조용하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점점 대담하게 세상을 유린한다. 붐비는 지하철에서 앞에 있는 여자 승객의 엉덩이를 슬쩍 만져보다가 이제는 대놓고 가슴을 주물럭 거리고 있는 광경을 보는 것 같은 매우 불쾌한 기분이다. 성추행범이 승객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 이제 또 누구의 엉덩이에 손을 댈지 모를 일이다. 이 더러운 행동을 보고도 못 본 척 눈을 감는다면 그는 점점 더 대담해질 것이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말은 이제 꺼내지 말자. 너도 먹고 나도 먹는 뇌물 공화국에서 일반 국민들이 얼마나 분노하는지 그들은 관심 없다. 광화문에서 화염병이라도 날아다녀야 시민들이 분노했다는 것을 느낄 것 같다.
최소한 의식 있는 대학 교수들의 성명서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없다. 검찰의 칼날이 무서운가? 군인 출신 독재자의 '총' 앞에서도 목놓아 부르짖던 민주와 정의가 고작 '칼'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인가. 슬프다. 라테는 학교에 대자보라도 붙이고 보도블록이라도 깨서 던졌다고 말하면 지금 상황을 너무 비약하는 것이고 꼰대가 되는 건가? 아니면 그런 작은 몸짓으로는 세상이 결코 변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아버린 탓일까? 혹은 과거에 그런 정의로운 행동에 앞장섰던 이들도 시간이 흘러 그렇고 그런 속물이 되어 버린 현실 때문일까?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은 왜 이 시점에서 터지는가? 모든 것이 공식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이 시대를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할까? 영화 더 킹의 대사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라는 고전적인 물타기까지 지켜봐야 하는 짜증이 목젖까지 차오른다. 이 사건이 무죄로 최종 결론 난다면 앞으로 권력자들에게 뇌물을 주는 시스템으로 활용될 것이다. 참으로 행복한 세상이다. 우리 모든 근로자들의 퇴직금이 50억 원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은 의사가 되려고 또는 공기업에 취직하려고 버둥거릴 필요가 없게 되었으면 좋겠다. 회사 6년만 다니면 50억이 생기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된다면 정말 좋겠다. 진심이다.
나는 세상을 어지럽게 만드는 니들이 (일부 정치인과 권력자) 제발 없어졌으면 좋겠다. 당신들 뉴스 보면서 스트레스받는 것만 사라져도 국민들 행복지수는 올라갈 것이다. 대한민국의 왕은 국민이다. 결코 니들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