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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빠와따
Mar 19. 2023
퇴직 후 지난 1년의 조각들
회상
퇴직을 하고 1년이 지났다.
매일매일 하루를 바느질해 놓은 듯 기억에 촘촘하게 박혀있다.
365개 정도의 작은 구멍들이 가지런하다.
지나온 1년 역시 후회가 남는다.
1년이 지난 후 돌아봤을 때 찌꺼기가 남지 않는 생활을 하려고 무단히 애를 썼는데 어쩔 수 없나 보다.
어떤 삶을 살았어도 후회는 남았을 터이다.
어차피 놀기로 했던 건데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돌덩이를 넣은 듯 불편한 생활이었다.
성격이다.
결과적으로는 상황이 달라진 것 없이 마음고생만 했다.
마음고생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더 후회했을 성격이다.
타고난 기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맞다.
이성적으로 컨트롤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물려받은 성격대로 사는 방법밖에는 없는 듯하다.
이 잘난 기질을 확인했으니 그냥 생긴 대로 살아야 한다.
먹고 놀자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몸 따로 마음 따로 오히려 피로만 쌓였다.
지난 1년 걸었던 길을 다시 걸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있겠지! 만들어야 한다!
속초, 구례, 제주도, 울릉도, 다낭, 다시 제주도. 강릉, 남해
예약을 했다가 위약금까지 물면서 포기했던 괌이 아쉽고
일본은 꼭 가봐야 한다는 마눌님의 외침은 벚꽃앤딩처럼 끝났다.
피지도 못하고 지다니. 아쉽다. 미안하다. 조금 더 부지런히 놀아야 했는데.
언제 가 볼 수 있을까?
오프라인에서 만남이 줄었지만 온라인에서 만난 분들의 정이 많이 쌓였다.
인친이 현실의 친구보다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 분들은 신기루다.
언제 어떻게 사라질지 알 수 없다.
물론 내가 사라질 수도 있다.
몇몇 분은 언젠가 한 번쯤은 만나 뵙고 싶다.
인스타그램 릴스 중 19만 조회수가 나왔다.
인생처럼 알 수 없는 일이다.
현실의 친구를 자주 만질 수 있는 세상도 아니다.
함께 퇴직한 임원들과 새로운 만남을 조직했고,
나의 퇴직을 아파하면서 위로해 주는 선배들의 따뜻함에 감동했다.
나중에 후배들에게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솔직히 자신은 없다.
가깝게 하고 싶었지만 자꾸만 멀어지는 부모님은 큰 숙제다.
세대차이인지 성격차이인지......
떨어지면 마음이 아프고 함께 있으면 고구마 백개다.
도대체 왜 그렇게 답답하게 사시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도 7천 원 병원비를 당신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고 실랑이를 했다.
지켜보면 짜증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나의 이런 기분이 누구를 향한 불만인지 알 수가 없다.
내일모레면 아흔이 되는 아버지는 잠시도 가만히 계시질 못한다.
왜 그토록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고 싶어 하시는 걸까.
쉬거나 논다는 개념을 평생 배우지 못한 삶이다. 속상하다.
매월 참석하던 최고경영자과정 모임은 어떻게 해야 할까?
현직이 아니면서 만남을 이어갈 필요가 있는지 판단이 안 된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조각들이 남아 있다.
아픈 1년을 뒤로하고 내 기분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른
대학
캠퍼스에서 생활이 시작됐다.
과연 여기서 보람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 동네에는 산수유가 피었다.
<우리 동네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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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고 피식 웃다가 가만히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는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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