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만지: 넥스트 레벨' 영화 리뷰
전작에서 쥬만지 게임을 클리어했던 스펜서. 이제 그도 나이를 먹고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스펜서는 같이 쥬만지 게임을 했던 친구들과 소원해진 듯 보인다. 단체 문자 연락에도 시큰둥한 반응인 스펜서.
그리고 스펜서의 여자 친구가 되었던 마사 역시 그와 연락이 잘 되지 않고, 헤어진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
마트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을 병행하던 그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모임의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모임에 나가기 전, 그는 쥬만지 게임에 손을 대고 다시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고 만다.
쥬만지: 넥스트 레벨 줄거리
스펜서가 보이지 않자 그의 집으로 찾아온 친구들. 그곳에서 스펜서가 쥬만지 게임 속으로 들어갔음을 알게 되고, 그들도 다시 쥬만지 게임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집에 있던 스펜서의 할아버지 '에디'와 그의 친구 '마일로'까지 빨려 들어온다.
심지어 비디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인, 에디와 마일로는 이 상황이 게임임을 알려줘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
그리고 저번에도 그랬던 것처럼, 쥬만지 게임은 극한의 상황에서 이들을 위협해 온다.
게다가 게임 속으로 먼저 들어간 스펜서를 찾는 것 역시 쉽지 않은 듯 한 상황.
과연 이들은 여러 어려움을 뚫고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재미 요소 1 : 정글을 떠나 다양한 무대로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전작과의 차이점은 게임이 벌어지는 무대였다.
전작에서는 거의 모든 장면이 정글 속에서 펼쳐진다. 야생동물과의 치열한 전투와 적과의 추격씬도 등장하지만 굵직한 이야기는 결국 정글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글, 사막. 심지어 빙벽으로 둘러 쌓인 혹한의 환경에서 까지 이 게임이 이어졌다.
정글에서 펼쳐진 기존 작품도 흥미진진했지만, 더 다양한 환경 속에서 영화는 더 다양한 위기 속으로 주인공들을 밀어 넣으며 긴장감을 더했다.
그리고 이렇게 달라진 환경은 필연적으로 다른 동물들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다. 사막을 뒤덮어 버리는 엄청난 숫자의 타조부터. 낙타, 원숭이, 하이에나까지.
환경에 맞게 등장하는 여러 동물의 위협과 도움은 쥬만지 영화 특유의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었다.
재미 요소 2 : 더 많이 엉켜버린 등장인물들
전작과 또 달라진 설정은 등장인물. 쥬만지 게임 속 '루비 라운드하우스'로 변한 마사는 그대로였지만, 스펜서의 할아버지가 '브레이브 스톤'이 되어버렸고, 그의 친구 마일로가 '무스 핀바'로 변한다.
그리고 원래 자신의 캐릭터를 잃은 프리지는 '셸리 오베론'이 되며 큰 충격을 받기도 한다.
물론 또 다른 등장인물인 베서니의 역할 변신에 비교하자면 충격 축에도 못 끼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전작에 비해 꽤 복잡해진 등장인물들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 한 번의 변주를 가해온다.
우연한 계기로 이상한 빛깔의 물속에 들어가면 서로 역할이 바뀌는 걸 알게 되고, 이들은 원하는 역할, 아니 잘 어울리는 역할로 변경을 시도하게 된다.
그래서 처음 정해진 역할과 전혀 다른 역할들로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된다.
각 인물들이 어떤 캐릭터로 변하는지, 그리고 다른 캐릭터로 변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초점을 맞추면, 좀 더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재미 요소 3 : 분노의 질주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타조 떼에게 습격을 당해 버기카로 주인공이 도망치는 장면이었다.
화가 난 타조 떼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던 주인공들은 버려진 버기카로 필사의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장면은 악당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차를 타고 도망치는 분노의 질주가 생각나게 했다.
더욱이 분노의 질주 시리즈 전작이었던 홉스 앤 쇼에서도 드웨인 존슨이 등장한 만큼, 굉장히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장면이었다.
특히나 헬기를 잡아당겼던 '홉스 앤 쇼'에서의 장면과, '넥스트 레벨'에서 비행선을 잡아내는 장면은 드웨인 존슨 특유의 괴력을 보여주는 부분이자 재미 요소로 작용했다.
기존의 쥬만지라는 작품이 정글이라는 환경 속, 야생동물과의 치열한 사투를 그려냈다면, 이번 작품은 좀 더 속도감 넘치는 추격씬까지 추가된, '종합 오락물'이라 보면 좋지 않을까.
한계점 : 진부한 스토리의 답습
전작이 대흥행한 만큼, 넥스트 레벨은 2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돌아왔다.
그래서인지 속편 제작에 있어 종종 생기는 문제인 주연 배우의 교체, 스토리라인의 큰 변경이 없었다.
하지만 너무 전작의 성공에 매몰되었던 걸까? '넥스트 레벨'은 전작 '새로운 세계'와 너무나 비슷한 흐름의 스토리였다.
분명 큰 방향 전환은 어려웠을 것이다. 같은 감독, 같은 배우. 그리고 이미 성공한 시리즈가 만들어둔 공식까지.
당연히 기존 작품을 답습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영화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기보다, 약간의 살을 붙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했다.
하지만 별로 효과적이지 않았다. 이미 전작을 봤던 사람 입장에서 다음 이야기가 뻔하게 그려졌고, 몇몇 웃음 포인트를 제외한다면, '새로운 세계'를 한 번 더 보는 것. 그 이상의 느낌을 받지 못했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속편이 완성되었다면, 또 하나의 인기 시리즈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전작의 큰 성공이 도리어 발목을 잡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오락 영화, 킬링 타임용 영화로는 적당한 작품이었다.
화려한 CG와 유명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까지. 킬링 타임 영화가 갖춰야 할 건 다 갖췄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했던 기존의 쥬만지 시리즈 관객이나, 독특한 연출이 빛나는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적당하지 않은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