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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튼애플 Dec 07. 2019

<포드v페라리> 시속 340km로 달려야 사는 남자

영화 포드 v 페라리 리뷰


철저한 분업화와 많은 생산량을 통해 자동차 업계를 주름잡았던 포드.


하지만 1960년대로 넘어오며, 포드는 매출의 큰 위기를 겪게 된다. 투박한 디자인과 월등하지 못한 차의 성능이 발목을 잡게 된 상황.


이를 타개하기 위해 포드는 아이디어를 낸다. 창립자 헨리 포드처럼 도보로 출퇴근하며, 좋은 제안을 하지 않으면 해고시키겠다는 경고가 아이디어라면 말이다.


마케팅 담당자였던 아이아코카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데 고전하고 있는 상황. 이때 그가 낸 아이디어는 레이싱 대회에 포드를 출전시키는 것이었다.

영화 포드 v 페라리 줄거리


회장이었던 헨리 포드 2세는 크게 반대한다. 대신 그의 아이디어는 당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던 페라리를 인수해 포드를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하자는 것.


막강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던 포드의 페라리 인수는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자동차 제조 회사였던 피아트가 끼어들며, 포드는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꼴이 되어 버린다.


게다가 이런 모욕적인 이야기까지 듣게 되는 포드.


포드는 흉한 공장에서 흉한 차만 만든다고요

분노한 포드 회장은 페라리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기 위해, 최고의 레이싱 대회인 르망 24시 레이스를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포드는 르망은커녕, 동네 대회 격 레이스를 제외한다면 대회 경험 조차 전무한 상황.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에게 없는 경험을 채워줄 적임자로, 르망 레이스 우승자 출신 캐롤 셸비를 점찍는다.



그리고 그가 레이서로 영입하고자 한 건 타협을 모르는 괴팍한 인물 켄 마일스.


처음 셸비의 제안에 마일스는 완고한 거절의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정비소가 압류되고, 생활비까지 동이 난 상황.


그는 결국 셸비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괴짜 마일스를 포드 회사에서는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대회 출전을 막고 다른 레이서들을 포드 대표로 내보내는데, 결과는 역시나 페라리의 연속 우승.


결국 포드는 마지막 카드였던 마일스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어쨌든 페라리를 이기려면 최고의 레이서가 필요했던 것.


그렇게 자동차 구상에서부터 레이스 연습까지, 차근차근 대회 준비를 해 나가는 셸비와 마일스.


그리고 기다렸던 르망 24시 대회 날이 밝아온다. 대회 연속 우승을 자랑하는 페라리 팀은 자신만만하게 이들을 지나친다.


하지만 대회 준비를 착실히 해 왔던 셸비, 마일스 역시 자신감이 상당한 상황.


포드와 페라리. 두 자동차 거물급 회사의 자존심을 건 르망 24시 경주.


과연 이 승부의 승자는 어떤 회사의 차량이었을까?


포드의 선입견을 깨고

이 작품은 스포츠카 브랜드이자 르망 24시를 주름잡던 페라리를 잡기 위한, 포드의 도전을 그려낸 실화 바탕의 작품이다.


먼저 앞서 설명에서도 언급했듯, 포드는 굉장히 딱딱한 느낌, 그리고 가성비의 브랜드로 알려진 회사.


포드가 이런 노선을 밟게 된 이유에는 이른바 ‘포드주의’라 불리던 독특한 생산 체계가 있다.


[포드주의]
일관된 작업 과정으로 노동과정을 개편하여 노동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즉 상대적 잉여 가치를 생산하는 집약적인 축적 체제이다. 1913년 헨리 포드는 본인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로 생산 라인을 구축하였는데, 포드의 공장은 다른 공장의 제조 기법에 부품의 상호 교환성을 결합하여 자동차 산업에 혁명을 불러일으켰으며 대량 생산을 위한 효율적인 표준을 만들었다.


포드의 창립자 헨리 포드는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던 인물이다.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는 노동자의 뒤에서 초시계로 작업 효율을 측정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노동자를 관찰한 끝에 포드주의라는 독특한 형태의 관리 체계를 만들어 낸다.


포드가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했던 건 바로 효율. 그리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한 철저한 분업화였다.


즉, 한 명의 노동자는 한 가지 일만을 담당하며 숙련도를 높이고, 효율적인 업무 분담을 꾀한다는 것.


당연히 이는 노동자들의 창의성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는 데 방해 요소가 된다. 그래서 판에 박힌 양산형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게 당시 포드의 이미지가 된 것이다.


하지만 페라리 회장에게 큰 수모를 겪고 난 뒤, 포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되는 데, 그것이 바로 르망 24시의 제패.


마일스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듯 이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르망 24시는 단순히 빠른 속력으로만 경쟁하는 게 아니라, 24시간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내구성 테스트를 겸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포드는 기꺼이 이 도전에 나선다. 시작은 단순히 페라리 회장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함이었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이 도전은 포드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그들의 기술력을 한 단계 위로 높이는 성과를 만들어낸다.


딱딱한 아버지 세대의 브랜드. 그리고 조금 떨어지는 디자인으로 유명했던 포드는, 르망 24시 대회를 기점으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로 커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박진감 넘치는 2시간 30분의 경주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150분이 넘을 정도로, 굉장히 긴 작품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러닝타임 내내 지루한 장면은 거의 없었다.


괴짜 마일스를 섭외하는 장면에서부터, 마지막 르망 대회까지. 영화는 숨 쉴 틈 없는 빠른 전개로 진행되며, 레이스 대회 장면의 비중을 높이며 긴장감을 더하고 있었다.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과 믿고 보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게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감동 포인트까지. 영화는 꽤 많은 부분에서 매력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다만 긴 러닝타임의 영화인 만큼, 보는 사람에 따라 드문드문 지루하다고 느낄만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루하게 늘어진다기보다 켄 마일스와 캐롤 셸비. 이 두 사람의 행동의 당위성을 불어넣는 과정이니 그 장면들을 차분하게 지켜본다면, 마지막 르망 경주에서 오는 전율을 더 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https://youtu.be/-TnE4t3x4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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