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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교사 체 Jan 29. 2022

새해에는 클래식

박종호, 『클래식을 처음 듣는 당신에게』


새해 첫 책은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 클래식을 처음 듣는 당신에게라고 클래식에 귀가 막힌 내게 말을 걸어오는 책을 골랐다. 예술애호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작가는 풍월당을 설립하고 음악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냈다. 중학생 때부터 클래식을 찾아 들었다니 클래식 경력 40년이 넘는다. 클래식은 부모님이 여유가 있거나 친익척 중 전공자가 있어 접할 계기가 있어야만 가까워질 것 같은데 주변에 음악 하는 사람 하나 없이 오로지 본인이 찾아서 좋아하게 되었다는 데서 친밀감이 든다.    

  

나도 클래식 경력이 없는 편은 아니다. 아침 출근길 라디오의 클래식 프로그램 애청자 경력만 5년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구분하지 못해 한켠에 늘 궁금증이 있었다. 왜 아무리 들어도 클래식은 안 들리는 거지? 작가는 BGM으로 듣는 건 안 듣는 것과 같다고 한다.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고 한다. 오디오가 작으면 거실이 아니라 방에 오디오를 두고 방에 들어가서 집중해서 들으라고 한다. 클래식을 듣는 것은 명상과 같아서 집중해서 들을 때 희열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클래식이 명상과 같다고 하니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그동안 내가 들었던 것은 클래식이 아니라 그저 BGM일 뿐이었다.      


클래식이 돈도 안 되고 밥도 안 나오기 때문에 들어야 한다는 것도 새로웠다. 클래식은 힐링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킨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이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세상에서 나를 남과 비교하지 않게 하고, 남의 기준에 나를 적용하지 않고 스스로 만족하는 힘을 줍니다. 클래식을 듣는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세상의 잣대로부터 벗어나서 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클래식을 듣는 행위는 대단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무기 속에서 우리는 성장합니다. 39p     


그러고보니 여행을 떠나는 것, 시를 읽는 것과 클래식을 듣는 게 비슷하겠다. 음악회에 가기 전에는 꼭 예습을 해야 한다는 것, 공짜 티켓으로 음악회에 가면 왜 안 되는지, 클래식 완전 초보라면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부터 시작하라는 것 등 클래식 공부 길잡이로 참 좋다. 나이가 더 들면 재미를 붙이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젊을수록, 시간을 투자할수록 좋고 은퇴 전에 시작하라고 한다. 평생을 함께할 취미를 시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니 다행이다. 음반을 사러 가본 지도 오래 되었는데 여고생 감성으로 음반 가게에도 들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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