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자주 읽는 편이지만, 이상하게도 소설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자기계발서나 인문서처럼 당장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주로 읽다 보니, 소설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곤 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로 바쁜 하루를 보내는 직장인에게 허구의 이야기는 어쩌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한 권의 소설을 읽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예상치 못한 울림과 위로가, 오히려 현실을 살아가는 데 더 깊은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읽은 소설 첫 여름, 완주 는 한여름의 시간 동안 누군가와 함께 어루만지며 회복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상처 뒤에 숨겨진 따뜻한 연대와, 연대 속에서 자라나는 용기의 순간을 짧고도 강렬하게 전하고 싶은 분들께 정말 딱 맞는 책입니다.
알고 보니, 이 작품은 애초에 오디오북을 전제로 쓰인 소설이었습니다. 시각장애를 겪은 아버지를 위해 ‘들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했다는 박정민 배우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 정성과 집요함이 작품 전체에 스며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한여름의 어느 지점에서 멈춰 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완주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의 상처를 조금씩 들여다보고 어루만지는 사람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용히 자라나는 용기가 담겨 있습니다.
귀로 들었지만, 마음 깊숙이 각인된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종이책으로 다시 주문해 읽기 시작했습니다. 오디오북과 종이책을 모두 구입한 된 계기는 최근 박정민 배우가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이 책에 얽힌 이야기를 전하는 모습을 본 것이었습니다. 시각장애를 겪은 아버지를 위해 ‘들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했다는 진심 어린 마음에 저도 모르게 응원의 마음이 생겼고, 그 마음을 작게나마 표현하고 싶어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책에 대한 줄거리는 첫 여름, 완주 의 주인공은 성우였던 ‘손열매’입니다. 감정을 목소리로 전하던 그녀는 어느 날, 믿었던 선배에게 사기를 당하고 깊은 우울감에 빠진 채 목소리를 잃게 됩니다. 말 그대로 삶의 중심이었던 ‘말’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전북 완주의 한 조용한 시골 마을입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딘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그곳에서, 손열매는 조금씩 사람들과 마음을 주고받게 됩니다.
장의사 매점에서 일하는 소녀의 엄마, 춤을 꿈꾸는 중학생 한양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머무는 청년 어저귀, 그리고 오랫동안 무대 밖에 숨어 있던 배우 정애라. 이들은 크고 극적인 사건 없이도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손열매의 일상에 스며듭니다.
이야기는 격하지 않지만, 그 속에서 열매는 다시 말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조금씩 되찾아갑니다. ‘살아갈 수 있겠다’는 감각이 서서히 되살아나는 과정을 통해, 독자 역시 조용한 위로와 용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첫 여름, 완주 를 추천하는 대상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순간, 말보다는 마음이 다가오는 이야기를 찾고 있는 분께 추천합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은 직장인에게 꼭 어울리는 책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다시 느끼고 싶은 분께 이 소설을 권합니다.
소설은 현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던 분이라면, 이 책이 생각을 바꿔줄지도 모릅니다.
큰 사건보다 잔잔한 감정의 파동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께 잘 맞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