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판] 8화 : 유산 그리고 다이슨

Before My Breath is Scattered•Kimisoo K.

by 잠시 동안

몰랐습니다.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딸아이를 몬테소리에서 픽업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갑자기 땀이 흐르고 피가 다리를 따라 내려가면서 흐릅니다.

정기적인 생리도 아니었습니다.

나는 급하게 짙은 색 수건을 찾아 몸을 덮었습니다.

소파 위에 수건을 깔고 몸을 눕혔습니다.

다행히 딸아이는 방 한쪽에서 인형 옷을 갈아입히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도착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어서, 도우미 아주머니가 급히 집으로 오셨습니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딸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가장 가까운 산부인과로 나를 데리고 갔습니다.

병원 도착 직후, 나는 간호사들에 의해 수술실로 옮겨졌고, 도우미 아주머니는 딸아이와 웨이팅 룸에서 기다리셨습니다.

의사가 들어왔고, 간호사들이 번갈아 가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유산입니다.”

그 한마디가 끝나자 내 몸은 이미 전율했습니다.

그리고 마치 청소기 같은 소리… 시작이 됩니다.

의사 선생님이 석션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취는 없었습니다.

내 몸 안의 모든 세포가 찢기고, 뼛속 깊은 곳까지 쑤시고 당겨지는 고통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피가 끓는 듯한 뜨거움이 온몸을 타고 흐르며, 심장이 미친 듯이 뛰면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습니다.

생아픔이라는 말이 이런 것인가 봅니다.

나의 뇌는 비명을 지르려 했고, 피부는 수천 개의 바늘로 긁히는 듯했고, 근육은 경련처럼 뒤틀리는 것 같습니다.

자궁 속 아기의 집이 짓이겨지는 고통의 감각이 내 몸 구석구석을 휘감았습니다.

나는 버텼습니다.

그저 버텨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소리도, 비명도 내지 않았습니다.

혹시 딸아이가 밖에서 내 목소리를 들을까 봐, 그것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빨리, 빨리 끝나기를 바라며 기다리며, 심장이 터질 듯이 뛰는 시간을 견뎠습니다.


순간의 정적.

의사가 나가며 말했습니다.

간호사가 덧붙였습니다.

휠체어에 앉아 웨이팅 룸으로 옮겨지는 동안, 가장 먼저 보인 건 딸아이의 얼굴이었습니다.

다시 볼 수 있다는 것, 그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30분 정도의 휴식 후 병원에서, 도우미 아주머니는 우리를 집으로 데려다주고 돌아가셨습니다.


나는 침대에 누웠고, 딸은 내 옆에서 피곤했는지 바로 잠들었습니다.

잠시 후 아주머니가 돌아와 식사를 준비해 주고 떠나셨습니다.

남편이 도착하고, 딸은 여전히 아무런 불편 없이 평온하게 잠들어 있었습니다.

다시 나는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남편이 딸아이를 몬테소리에 데려다주었습니다.

기운이 처지지만, 오후에 딸아이를 픽업할 생각에 마음을 추스르려 애썼습니다.

문자가 왔습니다.

몬테소리에서 같은 반에 소수로 아는 엄마들, 베리 엄마, 튤립 엄마가 걱정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제 타운 빌라에서 어느 엄마가, 내가 부축을 받으며 차를 타고 떠났던 것을 보고, 다른 엄마들에게 전했다는 소문이 난 것이었습니다.

그제야 문자들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나는 녹차를 마시며 소파에 앉았습니다.

왜… 나를 모르는 그 엄마는 본 것만으로 소문을 냈을까?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는 답변의 문자를 엄마들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알람을 맞추고 잠시 잠이 들었습니다.

알람이 울렸습니다.

딸아이를 픽업하러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엄마들이 다가와 위로의 말들을 전했습니다.


“괜찮아요!”
“유산도 출산과 비슷하다고 하던데요.”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해요!”

“다행이에요.”

“몰랐었어요.”

나는 딸아이 손을 잡고 미소로 대신 답했습니다.

엄마들부터 예상했던 반응들이었고, 그냥 지나가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며칠이 지났습니다.

아침에 딸아이를 몬테소리에 데려다주고 천천히 집으로 걸어가며, 여전히 차 한 대에 모여가는 엄마 무리를 보았습니다.

딸아이를 데리러 가던 길, 몬테소리에 도착하자, 모든 것은 평온했습니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유산에 대한 말은 더 이상 아무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엄마 세계의 삶은 이렇게 빠르게,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나의 삶에서 한 번뿐인, 가장 큰 슬픔과 아픔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후 나에게 남은 건, 나를 숨 쉬게 하는 딸아이 하나뿐입니다.

그리고 나는 청소를 빗자루와 쓰레받기만으로 합니다.

나는 다이슨 사용하는 것을 모릅니다.

남편과 도우미 아줌마만 사용합니다.

나를 배려하기에, 내가 있을 땐, 손을 대지 않습니다.

그 소음과 바람조차 아직도 내 마음 한 곳에서 눈물이 고여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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