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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pleLee May 19. 2016

마음 여행 이야기

상담하는 사회복지사의 상담 경험기

대학 2학년 때였다.

수업 중 교수님은 그저 가볍게 짝을 이루어 지금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 지 얘기해 보라는 아주 짧은 실습을 제안하셨다. 당시 나는 누군가 나를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했고, 내 짝은 나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엉엉 울었다. 아이처럼.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또렷이 기억한다. 아니 잊을 수 없다는 것이 더 솔직한 표현이다.

사회복지를 전공하며 인간 내면에 대한 대표적인 몇몇 이론을 이미 한 번씩 접했음에도 3, 4학년 즈음 듣는 상담 과목은 신비함과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상담을 해주는 일을 할 거라는 생각은 감히 할 수 조차 없는 어떤 미지의 것 같았다. 졸업 후 나의 생각대로 나는 평범한 사회복지 현장에 있었다. 그런 평범한 일상생활이 지속되길 바랬던 나의 마음과 달리 현장은 녹록지 않았고, 다니던 사회복지현장은 계약 만료를 이유로 내게 더 오래 함께 일하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누가 그랬던가. 끝이 시작이라고. 그 끝이 감히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상담 현장에 내가 서 있는 시작점이 될 줄이야. 그렇게 나는 어느 날 갑자기 받은 선물처럼 상담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청소년 분야. 동시에 오랫동안 바라 왔던 상담을 받는 일도 하게 되었다. 정말 선물처럼.


상담을 하고 받는 일을 하면서 적지 않은 고통의 순간들을 지나왔다. 때로 그것은 나라는 존재 안팎에서 오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하게 다녀갔다. 그것을 구분하기 위해 내 모든 존재를 던져서 몰입하곤 했다.


부끄럽지만 내가 누군가를 상담 할 때는 내 모든 존재를 다 던지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만났던 그들은 그들의 어려움으로 나를 자극했고, 나는 그 자극에 최대한 정직하기 위해 내 스승(슈퍼바이저)이 계시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러다 보면 나는 또 한번 자연스럽게 위기들을 이겨내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경험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고통과 함께 머물러 주는 역할을 감당하는데 결정적 원동력이 되었다. 결국 그 친구들이 나를 성장시킨 것이다.


사람의 내면을 공부한 지 10년, 상담을 한 지 5년, 상담을 받은 지 4년의 시간을 지나오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떠나온 마음의 여행을 돌아보고 싶어 졌다. 그 여행엔 나를 믿고 본인의 어려움을 용감하게 털어놓았던 이들, 지칠 만도 한 내 이야기를 끈기 있게 지금까지도 들어주는 나의 스승(슈퍼바이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친구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있다.


나의 경험을 통해 상담이 어떻게 사람 마음의 치유로 향하게 하는 지,  상담이 무엇인지, 왜 꼭 상담이어야만 했는지, 좋은 상담사를 찾는 법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나누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앞서 열거한 것들은 상담을 받고 하는 일을 업으로 했던 내게 주변 지인들이 참 많이 하였던 질문들이다. 그 질문들에 대한 나만의 답을 해 보고자 한다.


이 글은 상담에 대한 전문적인 소위 말하는 이론 글이 아니다. 오히려 경험담에 가깝다. 만약 나의 글을 통해 상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소양을 기대했다면 '페이지 뒤로 가기'버튼을 가감 없이 누르기를 추천한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나의 개인적인 경험담이다.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밝혀둔다. 나에게 도움이 되었기에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렵게 용기내 글을 발행한다.


아울러 나는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당신이 나의 글을 통해 적지 않은 위로와 따뜻함을 경험하길.. 그리하여 당신 또한 당신 마음의 참된 여행을 떠나는 데 용기 낼 수 있기를.. 부디, 그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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