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세상의 문을 여는 가장 쉬운 방법

사회복지현장에서 배운 ‘화’에서 ‘평화’로 가는 방법

by Naya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내 이름은 ○○○입니다.”


어린 시절, 교회 전도사님이 수어를 가르쳐 주셨다.

종이에 쓰지 않고, 소리로 말하지도 않고, “손가락으로 표현하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언어”가 참 멋있게 느껴졌다.


그때부터 마음속에 사회복지사의 꿈이 자라기 시작했다.



고3 대학 진로를 결정해야 할 시기.

“집 청소도 안 해본 네가, 다른 사람 뒤치다꺼리를한다고?"

부모님의 단호한 이 한마디는 내 꿈을 접는 계기가 되었다.

사회복지사는 힘든 직업이라는 각인이 되었다.


성인이 되어,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나는 다시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처음 느낀 감정은 ‘화’였다.

“일이 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왜 이렇게밖에 안 될까?’라는 답답함과 화가 앞섰다.”

특히, 기본적인 규칙도 지키기 어려워하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를 마주할 때 감정은 더 깊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화’는 조금씩 다른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지금 우리가 ‘다이아몬드’라 부르는 광물도, 누군가 처음 ‘사파이어’라고 불렀다면, 우리도 사파이어라고 불렀을지도 모른다.


"내 경험은 결코 정답이 될 수 없어. 내가 모르는 세상이 있을 수 있어.” 이러한 깨달음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관점 전환(perspective-taking)과도 닿아 있다.


“내 시선이 아니라 상대방의 시선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


이 과정을 통해, 나는 ‘화’를 ‘이해’로 바꿀 수 있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며

내 경험이 결코 ‘정답’이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아무리 내가 이해하려고 해도 살아온 배경과 환경이 다르면

공감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같은 생활공간 속에서도,

나의 위치와 힘의 관계에 따라

같은 사건도 다르게 인식이 될 수 있다.


무심코 내 세계관으로 상대를 해석하거나 내 기준으로 그 상황이 편집되면, 이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마음속에 늘 되새긴다.


“내 생각에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그 사람의 세계를 이해하자.”


내 안에 인지적 재구성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이렇게 경험이 쌓여가고, 나의 경험이 점차 넓어질수록

나는 ‘화’에서 멀어지고 ‘평화’에 가까워진다.

평화는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나는 내가 세상의 중심에 서지 않고,

그 사람의 자리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법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이 배움은 끝나지 않고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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