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로 풀어보는 레드오션의 진실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는 대학가요제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최초의 버라이어티 공개 오디션이었다. 서인국과 허각, 존박이 초반 흥행을 이끌었다. 이에 여러 추종자들이 카피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PD가 할 일은 슈스케의 단점을 분석하고 공략포인트를 찾는 것이었다.
외모로 뽑는다는 지적이 일자 보이스오브코리아가 나왔고, 전문가의 멘토링이 부족해 보이자 위대한 탄생이 나왔고, 결국은 기획사에 들어가야 할테니 차라리 처음부터 엔터테인먼트사가 직접 심사하는 포맷의 K팝스타가 나왔다. 옛날 가요가 많은 이들에게 불려지고 사랑받자 이럴바에 진짜 가수들의 노래를 듣자는 취지로 나가수가 나오고, 그건 너무 진지하다며 불후의 명곡이 가볍고 재미있는 왕게임 포맷으로 세련되어졌다. 어떤 참가자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안하고 모창을 한다는 지적이 히든싱어를 탄생시켰고, 목소리를 가리는 것 대신 얼굴을 가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복면가왕이 나왔다. 하나의 오디션에 라운드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너목보같이 한 방에 일반인의 노래실력을 보여줘서 기획사로 스카우팅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밴드에게 기회가 없다며 밴드오디션이 생기고, 댄서만을 위한 댄싱나인, 랩퍼만을 위한 쇼미더머니가 생겨났다. 이제는 전문가수 둘의 하모니를 보는 판타스틱듀오가 생기더니, 일반인에게 가수와의 듀엣 추억을 선물하는 듀엣가요제가 생겼다.
그런데 이게 노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안녕하세요가 잘되니 동상이몽이 생겼고, 스타킹이 장수하니 끼 있는 사람들을 전부 불러모은 코리아갓탤런트가 생겼었다. 쿡방, 먹방도 마찬가지. 냉장고를 부탁해와 쿡가대표, 3대 천황, 수요미식회 등이 질려도 질려도 끝없이 계속 만들어지는 이유도 비슷하다. 노래프로가, 요리프로가 예전에 없었던 게 아니다. 가요탑텐이 있었고 꼬마 어린이 노희지, 이홍렬, 류시원 등의 맛 뭐시기 프로그램은 끊이지 않고 있었었다. 이젠 지겹다는 댓글들이 무수히 있지만 아마도 내 생각엔 계속 생겨나고 없어지고 업그레이드될 것 같다.
지금에 와서 살펴보건대 진지한 프로그램은 폐지되었고, 진솔하지 못한 짜고 치는 고스톱의 프로그램도 역시 폐지되었다. 결국 재미와 진정성을 갖춘 프로그램만이 살아남았다. 사족을 달아보면 100퍼센트 진정한 블루오션은 얼마 없는데, 왜냐하면 시장의 아이디어는 모두 레드오션 시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미 흥행한 끝물의 레드오션을 MECE하게 요소별로 더 쪼개고 쪼개고 하면 새로운 시장이 발견된다. 거기서 카피캣이 나오고, 시장이 나온다. 거기에 팬(시청자)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는 블루 포인트가 하나 있으면 수명이 오래가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삼천포로 빠지자면 사람도 마찬가지. 아무리 배울 점이 많고 시장성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진정성이 없는 사람이라면 떠나고 싶은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