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이 중요하냐구요?
올해 나의 목표 중 하나인 프랑스어,
뜬금없이 프랑스어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선택과목이었고 대학 교양수업 때도 들은 적이 있기에 완전히 새로운 언어는 아니었다.
나는 늘 아주 새로운 도전은 피했다.
가능성이 있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들에 도전했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나의 도전은 성공했다.
이번 도전도 결론부터 말하면 물론 성공이다.
하지만 이런 도전은 너무 오랜만이어서 내가 도전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직업을 갖는 어른이 되고 나서 내가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일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특별한 동기부여가 없었고 굳이 내 머리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막연히 '이것 하면 좋겠다.' '그것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 속 깊이 언젠가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프랑스어'였다.
언어를 공부하고 싶은데 영어는 언제나 알듯 모르는 언어였고 언제까지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머리를 식힐 겸 다른 언어에도 손을 뻗어봤다.
즐거운 여정이었고 스트레스를 주는 여정이기도 했다.
시험의 단점은 '시험공부'를 하게 한다는 것이었고 장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프랑스에 10년 거주할 수 있게 해주는 delf A2 에 응시했다.
프랑스어 선생님과 네 번 만나 공부하기도 했고 너튜브에서 다른 나라 델프 채널, 우리나라 델프 시험 채널, 개인이 했던 공부 방법도 찾아보았다.
내 일상을 넘어 새로운 것에 열정을 갖는 것은 너무 오랜만이었고 그 전에 '굳이 내가 이걸 왜?' 하는 생각을 멈추게 되었다.
'굳이 내가 왜?' 라는 것은 없었다. 그저 '하고 싶으면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델프 시험 그 자체보다 나에게 새로운 생각을 열어주는 부수적인 것들은 주된 영역인 '프랑스어' 그 자체만큼 영향력이 컸다.
주된 공부방법은 넥서스 책 한권이었다. 듣기는 반복해서 여러번 들었고 독해는 거의 한 두번, 쓰기와 읽기는 영역을 파악해서 주요 문구를 정리해서 써보고 내 이야기를 말로 풀어 외웠다. 뭐든 내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 법이니.
출근길에 프랑스어 듣기 녹음본을 듣게 되었다. 퇴근길에는 혼자 말하기 연습을 하였다. 틈틈히 작문을 하고 독해는 다른 영역보다 쉬웠기에 거의 하지 않았다. 그 결과 가장 쉬운 영역이자 한국인의 강점인 독해 영역은 말하기, 쓰기에 비해 점수가 좀 미치지 못했고 독해 시험이 쉽다고 느꼈는데 점수가 의외다, 싶었다.
말하기는 한국인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영역인데 거의 만점을 받았다. 감독관분은 나에게 거의 질문을 하지 않으셨다. 혼자 주절주절 연습했던 말을 많이 했기 때문인 것 같다.
감독관이 되어야 할 나이(?)-실제 감독관은 나보다 어려보였다. 에 시험을 치루는 학생의 입장이 된다는게 사실 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대학생들이 치는 시험이 아닐까 싶어, 대학을 졸업한 지 훌쩍 넘은 (나는 언제나 내가 20대 초반인줄 착각하지만 내 세월은 이미 강산이 변했다.) 내가 어린 친구들과 나란히 앉아있는 다는게 왜인지 부끄럽기도 하고 내 옆자리 응시자를 보며 나와 비슷한 직장인이구나 하며 괜히 안도하기도 했다.
정말 나이는 전혀 상관이 없을 뿐더러 누구든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긴장도 해보고 취미로 시작했던 공부가 시험으로 이어져 듣기 영역에서 알아듣지 못해 좌절까지 맛보며 학창시절을 생생하게 떠오르게도 했는데
이제 시험 말고 진짜 생활 공부를 해보기로 했다.
참 공부할 때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그렇지 않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시험이 끝나면 이거 해봐야지, 저거 해봐야지.
내가 그렇게 해보고 싶은게 많은 사람이었나. 싶어면서,
새로운 마음들이 생기는 기회가 되었다.
물론 한 달여만에 나온 합격 결과에 스스로 축하해주며,
아직 공부하는 청춘을 (아직 청춘이다)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