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춘기가 온 8살 딸
학교에 입학하자 아이가 부쩍 큰 것 같다.
태어나고 4년 동안 긴 휴직기간을 가졌기에 아이와 오롯이 함께 한 시간이 많았다.
적극적 육아라고 하기에 아이는 대체로 스스로 잘 커주었다.
누워만 있는 갓난아기일 때도 돌아가는 모빌을 보고 2시간을 혼자 놀았다.
조리원에 있는 일주일 동안도 새벽에 거의 나를 부르지 않았다.
조리원 때부터 통잠을 자는 아기라니.
밤에 잠들기는 어려웠지만 한번 잠이 들면 아침 10시까지 잠을 잤다.
책을 좋아했고, 2살 남짓할 때부터 한 두시간 앉아 책을 봤다.
퍼즐을 맞추고 책을 보면서 퍼즐조각을 잔뜩 쏟아내고 책을 다 꺼내 어지러놓긴 했지만
그래도 크게 손이 안가게 컸던 것 같다.
밥도 잘 먹어서 4개월부터 모유와 이유식을 함께 했고 가리는 것 없이 다 잘 먹었다.
3살 때 동생이 태어나고 4살이 되자 엄마의 육아 스트레스가 극심해질 때 나를 위로하기도 했다.
음료수가 왈칵 쏟아질 때는 눈치를 보면서 살살 웃기도 하고
"걱정하지마~ 치우면 되지~" 하고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나를 다독였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를 보고 책육아 서적을 보고 자연스럽게 책육아를 했던 것처럼
내 티셔츠에 쓰여 있는 알파벳이 뭐냐고 묻고, 알려주자 금새 기억하는 아이를 보고
4살에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다.
아이는 정말 스펀지같아서 금새 들었던 내용을 기억하고 따라불렀고
내가 보지 못한 부분까지 그림책을 보고 찾아내고 반복해서 책을 보다보니
뒷장을 넘기기도 전에 내용을 다 외우고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러할거다)
아이는 이렇게 육아의 방향을 이끌었고 나도 관련분야의 육아서를 보며 익히고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했다.
어느덧 미국에서 살다왔냐는 말을 들을만큼 영어도 잘하고 읽는 책의 수준도 높아졌다.
순탄하게만 크는 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니는 국립초등학교를 가면서 자연스레 영어는 잘 쓰지 않았고
과제를 주면 해결해나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아이가 내 뜻대로 하지 않을만큼 자아가 커졌고,
제법 논리적인 이유를 대는 2춘기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내 눈에 아직 8살 어린 아이이지,
아이는 독립적이길 원했다.
엄마가 시키는 건 하기 싫어했다.
엄마표영어의 자존심 때문인지 영어학원을 보내지 않았는데
(1년 영유를 다닌 후 입학했다. (7세에 영유를 보냈던 건, 이제 엄마의 수준을 넘어서기도 했고 영유가 궁금하기도 했으며 다니던 유치원이 폐원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학원을 다니겠다고 해서 학원을 보내게 되었다.
학원에서 일기를 써오라는데
숙제 하기가 싫고 글쓰기가 막막했던 아이는
엄마를 묘사하길,
매일 화내고 행복하지 않은 엄마라고 표현했다.
나에게 느끼는 아이의 감정이 이렇단 말인가..
놀라기도 하고, 나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지만
너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노력해보기로 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