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내 아이와 보내는 시간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 '육아' 아닐까 싶다.
육아.
나와 좀처럼 어울리지 않은 단어같지만,
그걸 하고 있고 해야만 한다.
전투력은 어렸을 때 쏟았던건지 7년이 지난 지금은 힘이 딸린다.
체력은 고갈되었고, 우쭈쭈 하던 어린시절의 모습은 어디갔는지
윽박지르는 나를 발견한다.
어른과 아이를 상하관계로 보는 내가 보인다.
'감히 너가 내 말을 안 듣다니'
육아를 하는 동안 내 안의 악마를 참 많이 마주한다.
들키고 싶지 않았던 모습.
엄마들은 다 천사같던데, 칭얼거리는 아이를 그 눈높이에서 받아주고 이야기해준다는 것이
이제는 잘 안된다.
그런데 그것이 다 티가 난다.
정성들여 키운 아이가 엄마와 멀어져가는 모습에서.
너와의 관계회복을 위해 너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 첫번째는 배드민턴
정원있는 주택에 사는 덕에 밤낮으로 함께 배드민턴을 칠 수 있다.
어린 아이랑 배드민턴 치는게 재밌을 수 있나.
(아이랑 노는 걸 재미로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아이의 실력은 쑥쑥 늘고,
엄마도 아이도 운동이 되고
점점 실력이 늘어감에 성취감을 느끼는 아이를 보고
무엇보다 함께 공을 치고 받으며 나누는 시간 동안
시간과 추억을 공유하는 기분이 크다.
이제는 몸이 왜 매일 천근만근인지,
몸이 잘 일으켜지지 않을 때가 너무 많지만
그래도 너와의 관계회복을 위해
피곤한 몸도 피곤하지 않다고 되내이며
벌떡 일어나 배드민턴을 친다.
정말 피곤할 때는 아빠에게 패스하지만..
배드민턴 치기 위해 영양제 챙겨 먹으며 체력을 길러야겠다.
8살에 육아라..
육아라는 말은 왠지 미취학 3-4살 어린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말 같았는데,
8살도 그 단계에 따른 육아가 절실히 필요한 나이다.
스스로 먹고 입을 수 있는 순간이 오면,
이제 다 컸다고 생각할 줄 알았는데
나이에 따른 육아.
어울리지 않을지 몰라도 이러다 어느새
육아 전문가가 되는게 아니런지.
아이를 잘 키워낸다는게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지,
모른척 하고 싶어도 하루 하루가 아까운 육아의 날들이다.
관계회복으로 가까워졌다 다시 버럭하며 멀어지기도 하지만,
멀어지는 순간 다시 당기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서
내 마음챙김도 육아를 위해서라도 꾸준히 해나가야겠다.
요즘 배드민턴을 최고로 좋아하는 운동으로 꼽는걸 보면,
앞으로 더 관계회복의 기회가 탄탄히 쌓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