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것 말고 잔잔한 것

모두 마라탕을 원하는 것은 아니니깐.

by 애플슈즈


내가 나를 온전히 이해하기까지 참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어떨 때는 굉장히 진취적이었다가


어떨 때는 그와 정반대로 전혀 힘이 없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른 걸레를 쥐어짜듯


그렇게 한 주 한 주를 보내기도 한다.


매 새벽을 깨워 열심히 살았을 때,


하루하루는 빛이고 밝고 아름답고 감사했다.


그런데 그게 정말인지 헷갈릴만큼 너덜너덜 지쳐버려서


너무 열심히 살지 말자고 점점 기울어갔다.


이렇게 열심히 안살아도 되는걸까.


내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서


시간이 금이라고 생각하고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찾아서 성취하고 승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늘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런데, 힘을 낸다는 것


열심히 산다는 것


최선을 다해 생에 감사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나를 더 깊이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기는 답답하니


내 앞에 주어진 일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찾아서 해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헤맨다.


나의 사명은 뭔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뭔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꼭 남들과 같이, 남들보다 더 해야 하는 것은 아닌데


더 자극적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더 열심히 사는 나를 꿈꿔서


열정이 그 곳에 나를 닿게 해줄 것 같아서


그렇지 않은 나를 볼 때는 또 굉장히 힘들었을지 모른다.


갈팡질팡 질서없고 체계없는 나의 모습에 실망하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내 안의 진짜 나를 아껴주는 마음을


길러주고 싶다는 생각 부쩍 든다.



모두 열심히 일하는데,


나는 이 정도면 괜찮은건데,


누가봐도 괜찮은건데,


왜 그런데도 힘들어하니


하는 생각을 넣어두자.


지친 마음을 알았다면 그에 맞게 쉬어주자.


올 상반기도 열심히 달렸다.


열심히 달리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어디를 목표로 두는지도 모른채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보면 답이 나오겠지 하면서,


근원적으로 열심히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친만큼 많이 배웠다.


조금 덜 배워도 쉬어가는 방법도 알아야지.


삶을 오롯이 만끽하는 것도 알아야지.



감사하고 선을 베푸는 하루하루를 보내길,


오늘도 마른걸레 쥐어짜며 힘을 낸다.


언제 그랬냐는듯

뽀송뽀송 촉촉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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