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있는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퇴근 시간을 조금 앞당겨서 아이를 픽업할 수 있는 것은
참 감사한 특권인데 늘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모두가 참여하는 회의를 빠져야 할 때면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학원 스케줄을 조절하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 것 같고 해서
학원 스케줄을 바꾸고 전원 회의인데 안 가는 튀는 행동을 하지 말고 참석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학원 스케줄을 어떻게 바꾸게 되느냐 하면..
첫 째가 다니는 첫 번째 학원에 전화해서 원래는 화요일에 가는 곳인데 이번주만 월요일로 다음 학원을 보내달라고 양해를 구한다. (첫번째 학원 차량으로 두번째 학원 이동)
그리고 두번째 학원에 화요일 대신 월요일에 보내도 괜찮은지 묻는다.
(보통은 대부분 괜찮다고 하지만, 스케줄을 평소와 달리 바꾸는 것이니 꼭 의사를 물어본다.)
둘 째 아이도 있으니,
둘 째 아이 학원에 전화해서 화요일 대신 월요일에 보내도 되겠냐고 물어본다.
이 학원은 조금 스케줄 바꾸기 어려운 곳이다.
단지 가깝고 차량이 있어서, 그리고 유치원 같은 반 친구가 다니고 있어서 선택했는데
거의 반 보육으로 보내는 곳이다.
이처럼 회의가 있거나 일이 있을 때 유치원 끝나고 한 시간이라도 맡길 곳이 일주일에 한 두번이라도 여유가 있어야 해서 학원 가기 싫다는 아이를 어찌 꼬셔서 보냈다.
이 곳은 언제 언제는 같은 수업을 하니깐 안된다고 단호히 얘기하기도 하시고,
아이들 수에 맞춰 얘기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된다면 유치원 선생님께 오늘은 내일 대신 그 학원 차를 탄다고 전화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첫 째 둘 째의 모든 학원에 전화를 돌린 후에 학원 스케줄을 조절할 수 있다.
간단할 것 같으면서도 마음 속이 복잡해지는 것이 학원 스케줄 변경이다.
그런데 매번 회의에 빠질 수도 없는 일이라 맞춰보려고 하는데
회의가 몇 시에 끝날까. 간단한 것 아닐까. 의견만 받는 회의인데 중간에 봐서 먼저 가도 괜찮을까.
그러다 늦게 끝나면 어쩌지.
혼자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쓸데없는 것에 에너지를 보낸다.
중요한 것만 생각하고 살아도 시간이 아까울텐데
쓸데없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다.
오전에 어떤 영상 하나를 봤다.
집에만 오면 녹초가 되는 사람들의 특징..
그게 바로 나다.
겉으로는 활발하고 다정하고 외향적인 E 처럼 보이는 것 같은데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생활을 하고 오면 극도로 피곤해서 나갔다 오는 자체만으로 파김치가 되어 뻗어버리는 나
일하는 것은 즐거운데, 이런 쓸데없는 고민들이 나를 피곤하게 할 뿐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그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까.
내가 내 일을 즐겁게 잘 하려고 하는데, 그 외의 것들을 뭐 그리 맞추려고..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사회생활이니 다른 사람과 어찌 안 맞출 수가 있을까 싶다.
당장 월요일에 회의를 한다는데
평소와 달라지는 스케줄을 나를 또 고민하게 만든다.
사회생활에서 튀고 싶지 않은데,
나 혼자만 육아 하는 것도 아닌데 육아를 한다고 생색?내고 싶지 않은데,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각자 모두 상황이 다른 것이고, 모두의 이해를 구하거나 바랄 수 없지만
나는 너무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다.
그것으로부터 어느정도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했는데
..
오늘 심리학 교수님의 인터뷰를 들어보니,
기질적인 문제라 바뀌는 건 아니라고.
그래도 아니깐 조금은 고쳐나갈 수 있는 일이 아닐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자유
그런데 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것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아닐지 살피는 것도 크기 때문에
조율이 어렵기도 하다.
육아로 눈치볼 날도 그렇게 많이 남은 것 같지도 않지만..
나의 육아도 이미 이만큼 와 있어서..
아이들도 이미 많이 커버려서..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시선과 손길은 끊임없이 가는 것 같다.
나의 체력의 한계인지,
육아와 일 동시에 하기는 참 어렵다.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이 재미있는 일을 안한다는 것도 아쉬운데
육아는 어떻게 안할 수가 없는 일 아닌가.
적당히 학원을 다 붙여서 한 달 정도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두 명.
둘 중 한 명은 또 스케줄 변경을 신청한다.
너무 가기 싫다는데 억지로 보내는 것도 안되겠고,
한 명은 너무 가고 싶다는데 그렇게 어긋나는 스케줄은 내가 또 힘들어서 안되겠고.
솔직히 육아가 더 자신없다.
일로 큰 성공을 이루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나로서 살아가는 이 기분은 육아로는 못 느끼는 부분이다.
그런데, 내가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주는 순간,
아이들은 이미 자라버리고 그 소중한 순간들은 지나버린다.
백 번 노력해서 잘해주다 몇 번 소리지르면, 그 소리지름을 흡수해서 따라한다.
요즘은 그런 무서운 2춘기 아이를 경험한다.
나의 말과 행동을 보는 것 같은..
그래서 더이상 흡수하지 말라고 떨어져 있고 싶어지는데,
나의 부재로 채울 수 있음이 아니라는 걸 아는데
또래보다 성숙한 8살을 정성으로 본다는 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아이를 위해 온 정성을 쏟고 싶다가도
나는 내 삶을 찾아 주말인 오늘도 일터로 온다.
이게 맞다고들 하는데,
나의 체력과 나의 행동을 보면
일터에서 모든 에너지는 다 쓰고 집에 가서는 가만히 누워 녹초가 되니
뭐가 맞는지 오늘도 똑같은 고민을 한다.
부지런하지 못한 일하는 엄마의 육아.
나의 체력의 한계를 보면 1년 일하고 쉬고 1년 일하고 쉬고
일하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이 필요한 게 내 리듬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