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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chid Nov 17. 2016

스스로 가는 자동차 안에서

자율주행차 안에서 정말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지금부터 동영상 시청해주세요.


참여자들은 차 안에서 아이패드로 동영상을 시청하기 시작한다. 자율주행 버튼은 눌려 있고, 동영상은 재생된다. 영상을 보다 말고 흘끗 앞을 쳐다본다. 조수석에 타고 있음에도, 상황이 어떤지를 계속해서 주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겨울 (벌써 지난겨울이라니..) 참여자를 모아 프로토타입 자율주행차에 태우고, 사람들의 경험이 어떤지를 봤었다. 필자를 비롯한 참여자들은 허가를 받은 실 도로에서 자율주행을 경험한 것이다. 흔히 자율주행차 기사나, 광고, 이미지를 찾아보면 가장 많이 검색되는 이미지는 


"자율주행차 안에서 뭐든 할 수 있어요"



이런 이미지들이다. 그림을 보고 있자면 손과 발뿐만이 아니라 눈과 머리가 자유로워서 도로 위에서 낭비되는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미래의 자동차는 '움직이는 오피스'가 되거나, '모바일 라운지'가 될 거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연구팀은 사람들이 차에 운전을 맡겨 놓고 시간을 아낄 수 있을지를 보고자 했다. 정말 그럴까?


이미지 속 남자는 눈을 내리깔고 신문을 읽고 있다. 버스에서 메시지 보내기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움직이는 '탈 것' 안에서 시선을 아래로 하고 장시간 집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을 수 있지만, 차 안에서는 멀미가 나 힘든 경우가 많다. 실제로 참여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하는 활동에 대한 수행도가 낮았다. 멀미를 느껴 쉰다거나,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똑같이 동영상을 보는 행위라도 거치대를 놓고 세워서 보는 것과 손으로 들고 고개를 아래로 숙여 보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특히 자율주행 모드일 때는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하고자 고개를 들어 전방을 바라보는 행동을 반복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참여자들을 관찰한 결과, 그냥 차 안의 조수석에서 하지 못하는 활동은 자율주행차 안에서도 못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추가적인 시스템이 멀미를 해결해주지 않는 이상 말이다. 


결국, 자율주행차 안에서는 멀미를 해선 안된다!


자율주행차 안에서의 'Motion Sickness(멀미)'를 다룬 연구들이 있다. 차 안에서 멀미를 하면 '먼 산을 바라보라'라고 하는데, 이는 사실상 멀미가 나는 포인트를 잘 짚은 적절한 대처 방법이다. 눈이 받아들이는 '움직임' 시그널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계(Vestibular System)에서 받아들이는 정보가 불일치할 경우 멀미가 생긴다 [1]. 차 안에서 몸은 흔들리고 있는데 눈은 한 곳에 고정이 되어 있다면 그런 불일치가 야기되는 것이다. 운전석에 앉아 계속 운전을 하면 그런 멀미가 없는 이유가 그것이다. 


최근에 나온 연구 중에, 차 안에서의 멀미를 인터페이스를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를 한 연구가 있다. 노트북이나 패드로 책을 읽을 때 뒤 배경을 현재 차가 움직이는 영상으로 대체한 것이다 [2]. 


(Miksch et al., 2016)


Miksch et al. 은 실제 도로 위에서 운전하고 있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웹캠 촬영을 했다. 촬영되고 있는 영상을 글자 뒤에 투명도를 조절하여 실시간 스트리밍 하게 되면, 글자를 읽으면서도 움직이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 피험자 12명의 소규모 실험이었지만 멀미를 덜 느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자율주행 상황에서, 주행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동시에 다른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시스템이다. 글자에 집중해서 책을 읽으면서 주변시로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시스템은 간단한 방법이지만 효과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먼 산을 바라보는' 동시에 책을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출처: 

[1] James T Reason and Joseph John Brand. 1975.Motion sickness. Academic press.

[2] Miksch M et al. 2016. Motion Sickness Prevention System(MSPS) – Reading Between the Lines. Adjunct Proceedings of the 8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utomotive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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