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하는 밤 - 포항살이 02편

[사진부록]

by 정월
숙소에서 맞이하는 아침.

익숙지 않은 잠자리와 잠들지 못하는 밤은 여전하다. 새벽이 들려주는 푸른 자장가로 기대어 얇은 잠을 잤다. 피곤함이 여전하지만, 아침은 늘 반갑다.

영일대 바닷가를 걸으며

복잡한 마음과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걷던 영일대 바닷가.

날씨의 요정이 내 마음을 대변하는 걸까? 하늘이 우중충했다.

잔잔히 철-(썩)이는 파도와 바다 너머로 매캐한 연기를 내뿜는 공장들이 마음의 삭막함을 더해주었다.

영일대 모래사장 조각 전시

모래사장에는 일렬로 모래 조각 전시가 펼쳐져 있었다.

각자의 멋을 뽐내는 작품들 중에서도 나는 자주 가던 경주를 표현한 조각에 끌렸다. 역시 ‘가재는 게 편,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유명한 에그타르트 가게.
가게 안 내부

오픈 한 시간 전부터 대기하여 샀던 유명 에그타르트집. 여태껏 살면서 오픈런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곳이 최초가 되었다.

아이보리 색감이 잘 어울리는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에그타르트 맛집의 느낌을 잘 살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집 에그타르트는 하루, 이틀이 지나도 그 특유의 풍미가 사라지지 않는다. 따뜻한 커피와 에그타르트는 흐린 마음도 개어갔다.

죽도시장에서 먹은 점심, 생선정식

세상 짐덩어리를 끌어안은 채, 어떤 자극에도 행복함을 느끼지 못했다. 이 생선정식을 먹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 입, 두 입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바닥을 비웠다. 배가 부르니 마음의 빈 공간까지 차오르는 듯한 신비로운 힘이 있었다.

죽도시장에서 다시 숙소를 향해 걷던 길.

곳간이 채워지니 발걸음에도 힘이 생겼다.

죽도시장에서 다시 숙소로 걸어가던 길. 조금 과장하자면 내 키만큼 폭이 좁은 횡단보도를 발견했다. 그 작은 포복에도 야무지게 서있던 신호등이 참 귀여웠다. 어찌나 존재감도 확실한지, 나도 야무지게(?) 건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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