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하는 밤 - 포항살이 03편

[사진부록]

by 정월
메모에 그린 고양이 모델.

그동안 포항살이를 하며 즐기던 짧은 산책들 중,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 고양이다.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날 본 고양이가 참 잘생겼기 때문이다. 실물을 사진으로 다 담아내지 못한 내가 잘못했을 뿐… (그리고 이후에 그린 고양이 그림은… 더 큰 잘못이었다)

교회 1층 카페

카페는 소소하면서도 여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었다. 특히 창문 너머 실크 커튼에 비친 초록 실루엣이 은은히 시선을 붙잡았다. 색 바랜 푸른 배경 위에 드리워진 초록 잎사귀는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또 카페 사장님이 선물처럼 건네주신 따뜻한 민트차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퐁퐁 올라오던 민트 향과 속을 데우던 따뜻함이 아직도 그립다. 언젠가 다시 찾아가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눌 날이 오겠지.

이렇게 우연히 알게 된 인연과의 작은 추억들은 포항에 대한 따뜻한 기억이 되어 남았다.

숙소로 돌아가는 산책길

카페를 나와 걸었던 그 짧은 산책길. 이날은 내게 특별했다. 바로 이 거리를 걸으며 글을 써보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늘 글을 쓰고 싶었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이 발목을 붙잡곤 했다. 그런데 그날은 붙잡고 있던 그 힘을 먼지 털 듯이 툭툭 떨쳐냈다.

(여러분, 부정적인 건 툭툭 털어냅시다. 공짜예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의미 있는 순간들은 휘발되는 향처럼 기록하지 않으면 금세 사라진다. 그러니까 그냥 쓰자— 그때그때 느끼는 소중한 감정들을.


그날 부족한 글솜씨도 나의 의지와 함께 힘을 내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성장하기로 약속했다. (일방적 약속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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