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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집 Sep 12. 2018

Intro. 내 주변 모두가 책을 만드는 그 날을 위해

독립출판의 모든 것

나는 두달 전부터 독립출판물을 만들기 시작했고, 

한달 전에는 제작을 완료해 독립서점에 입고까지 마쳤다. 

책의 제목은 <공채형 인간>이다. 


이 포스팅의 목표는, 

따끈따끈한 독립출판물 <공채형 인간>의 독립출판 제작 후기를 낱낱이 기록하는 것이다. 


-


사실 이미 브런치에는 독립출판 제작 후기가 많다. 나 역시 블로그/브런치 글을 많이 참고하며 책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굳이 이 포스팅을 연재하려고 하는 이유는.. 



첫번째내가  과정을 잊지 않기 위해서.

한번 독립출판을 해보고 그 매력을 깨달아버렸다!

본인 돈으로 만드는데다 유통과 홍보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손은 많이 가지만

그런 과정 때문에 더 책에 애틋함이 생기기도 하고, 

무엇보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내가 원하기만 하면>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곳에 자세히 기록해서 나중의 나도 참고하려고 한다. (기억력이 안좋음)


두번째 주변 사람들 모두가 책을 만드는 그 날을 위해. 

이게 제일 중요한 이유다. 

내 책을 보고 “어? 얘도? 책을내네? 나도 낼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생각에서 그치지 말고 모두들 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다들 털어놓고 싶은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독립출판이 그다지 어렵지 않으며,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바로 당장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세번째아주 디테일한 설명으로 차별화를 갖는다. 

다른 독립출판 제작 후기들을 보자면.. 많이 도움은 되는데

정작 사소한 것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 


무슨 프로그램을 썼는데?
어느 인쇄소에서 무슨 폰트로 무슨 판형으로 인쇄했는데? 
얼마 들었는데? 어디에 입고했는데? 입고메일 어떻게 써? 


이 포스팅은 독립출판을 준비한 두달간의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올려 그대로 따라할 수 있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만약 당신이 에세이 장르를 / B6 판형에 / 흑백으로 내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진짜 거의 똑같이 가져다 쓸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선 이번 글을 통해서는 <공채형 인간>을 왜 제작하게 되었고, 

앞으로 포스팅에 어떤 내용을 담을 지 소개하고자 한다. 



-



무슨 책을 냈어요?

<공채형인간>이라고… 에세이를 하나냈는데요..  

<공채형인간 홍보 이미지>
자세한 책 내용은 소개 페이지로 대체. https://applezib.blog.me/221336028927



 책을 냈어요?

로망이었습니다.
자비를 써서라도 책 한번 만들어서
서점에 입고시키는게 소원이었습니다.

그리고 퇴사를 앞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함에 앞써, 

그간 글로 기록해온 5년의 시간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 책을 끝내야지만 새로운 삶을 깔끔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5년간의 글을 모아 인쇄하고 정리하던 때… 대부분의 글이 삭제되었다…



만드는데 얼마나 걸렸나요?

책에 있는 글은 '14년도부터 5년간 쓴 글이다. 

대부분 혼자있는 시간에 글을 쓴다. 


독립출판물 제작에만 포커스를 맞추자면

퇴사하고 한달 걸렸다. (퇴사하고에 주목하시라. 회사 다니면서는 손도 못댔다. )


게다가 나는 7월 6일 퇴사를 하고 8월 21일에 해외 장기 체류로 한국을 뜨는 상황이었다. 

한달 안에 제작과 서점 입고까지 무조건 해야했던 상황…. 

(이렇게 데드라인이 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처음 가제본 하고나서.. 이러고 두 번 정도 더 가제본 뜨고 최종 발주했다.



책을 내고 나니 어떤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책을 내기 전에도 나는 글을 계속 써왔고, 특정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반응을 보는 것을 즐거워했다. 하지만 책을 낸다는 것은… 정말 다른 경험인데. 그 전까지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 원하는 집단에만 나의 이야기를 공유해왔다면, 책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혼자 움직이며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하지만 가족은 모릅니다. 평생 몰랐으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글이 전해진다는게 신기하면서도 뭉클했고, 또 나의 글을 읽으며 공감해주는 사람을 보며 행복했다. 


종이책이 주는 신성함(?)이라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나는 내돈으로 책을 냈는데 어쩐지 주위에서 양작가가 되어있었다. 

이 책을 빌미로 다시 연락하게 된 사람도 있었고….  

실제로 내 책이 회사에서 많이 읽혔다는… 소식도 접했다… (!) 

(독자의 삼할 정도는 구직장 사람들이 아닐까 싶음)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가 아닌 오롯이 나를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꾸려나가서 심지어 적지만 돈까지 버는 이 일련의 과정을 이때까지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더라. 이를 통해 앞으로도 뭐든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일은 그냥 다 한번 해보자!라는 용기를 얻었다. 실제로 퇴사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아이디어로 가득차있다.


그리고 공식 출간제의도 받았다 (!)


책을 만드는 건 끝이 아니라 모든 것의 시작이더라. 

새로운 삶, 기회, 관계의 시작. 그러니 우리 모두 책을 만들자!


매일 스벅가서 인디자인 작업만 하던 7월 경…..



독립출판을 하는데 필요한 ?

1. 컨텐츠(글이든, 일기든, 편지든, 그림이든, 무엇이든! 자신의 흩어진 이야기를 모아보자)

2. 인디자인이 깔린 컴퓨터

3. 여유로운 시간 (나는 퇴사하고 나서야 가능했다.)

4. 기초 자본 (인쇄비)

5. 데드라인


만약 본인의 컨텐츠가 아직 없다면…

우선 써봅시다


컴퓨터는 곧 수많은 indd, pdf, jpg, 키노트 파일로 개판이 된다….



돈은 얼마나 필요한가?


기초 자본 - 100만원 정도(300부 기준)

인쇄비만 92만원 들었는데 가제본비, 퀵비, opp 필름, 택배 봉투비 등 넉넉하게 100만원으로 잡았다. 

400부, 500부랑 인쇄비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 나는 1쇄는 300부만 했다. 

페이지수, 판형, 종이 재질, 컬러 유무를 정했다면 지금이라도 바로 사이트에서 금액 산정이 가능하다.


인터프로 인디고 견적 사진. 딱 이렇게 돈 냈다. (가제본, 택배비 제외). 지금 저 용어들을 몰라도 괜찮다… 알려주겠따리..


손익분기점(?)은 개별판매를 통해 일주일만에 넘었고, 

책을 낸지 한달이 안된 지금, 독립서점으로부터 개별 결산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보통 책의 30%가 수수료다.)

오늘 캡쳐한 계좌 사진. 판매되면 서점에서 정산을 해준다.



포스팅에선 어떤 내용을 다룰 것인가?


나름 목차를 구성해봤고, 비슷하게 연재할 것 같다. 

우선 독립제작의 과정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기획>디자인>퇴고교정교열>인쇄제본>홍보>유통


유통>홍보가 아니라 홍보>유통 순으로 한 이유는..

홍보를 위한 기획안을 먼저 작성한 후에야 유통(개별 판매 및 독립서점 입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목차를 구성해봤는데, 세부 내용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이런 틀대로 가지 않을까 싶다. 

10번 정도로 나누어 포스팅할 예정!


# 프롤로그. 내 주변 사람들 모두가 책을 만드는 그 날을 위해

1. 기획

- 컨셉과 제목 정하기 : 남들과 다른 컨셉을 찾자 

- 목차 나누기 : 70%만 정해도 OK

2. 디자인

- 판형 디자인 : 판형을 정하는 가장 쉬운 방법

- 내지 디자인 : 인디자인 '마스터 페이지'를 활용한 쉬운 내지 디자인

- 표지 디자인 : 북디자인의 핵심, 표지 만들기!

* 어떤 폰트를 써야 하나요? 상업용 사용이 가능한 무료 폰트 안내

3. 퇴고/교정/교열

- 이 단계에서 다시 한 번 글의 순서와 목차를 정리한다

- 끊임없는 퇴고의 반복 : 오탈자를 찾아라

-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원래 마지막에 쓴다.

4. 인쇄 및 제본

- 오프셋? 2도 인쇄? 중철제본? 무광코팅? 인쇄소 사이트를 통해 인쇄하는 법 (인터프로 인디고)

- 인쇄할 때 고려할 점

5. 기획안 작성 및 홍보

- 독립서점에 잘 어필할 수 있는 홍보자료 만들기 

6. 유통 - 개별판매 / 독립서점 입고

- 어떤 서점에 어떻게 메일을 보내야 하나요

- 정산 방법

# 에필로그. 독립출판 비하인드






내가 독립출판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변에 독립출판을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분은 나의 오랜 사이버 친구이자 ,,, (ㅋㅋㅋㅋㅋ)

독립출판계의 화제의 베스트셀러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를 쓴 김나연 작가님이다.


그 분이 독립출판을 하는 과정을 보며 멋있다고 생각했고, 

나도 어렵게만 생각했던 독립출판을 실제로 할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나연쓰가 독립출판의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하나 잘 알려줘서 용기내서 할 수 있었다. 


나연쓰가 없었으면 아마 안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한다. 

도대체 무슨 인쇄소를 가야하며, 입고 메일을 어떻게 보내며, 종이는 뭘 써야 하며… 

모든게 막막한 상황에서는 보통 시도조차 안하거나, 하더라도 금방 포기하게 된다. 

나의 경우에는 3개월 일찍 독립출판을 한 선배(?)가 하나하나 알려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언제나 성심성의껏 알려주던 나연쓰..



그리고 나의 포스팅도 누군가에게 그런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워크숍 갈 상황이 안되거나, 

혼자서 책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 

물어볼 사람이 없는 사람들에게 내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번달 안에 모두 포스팅 하는 것이 목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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