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소식
1년 반 동안
내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잘 아는 건 오로지 나 자신 뿐이다.
그동안 나는 당연히 해야만 하는 임무들을 미루기만 하면서,
꼼짝도 않고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않은 채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슬픔의 자기순환적인 길 안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한 권의 책을 씀으로써
하나의 작별을 마무리짓곤 했었다.
그것이 나의 방식이었다.
- 롤랑 바르트, 애도일기
갑작스럽게 아빠의 죽음을 마주한 지 2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간 제 안에 있었던 수많은 질문들과 애도의 결과를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아빠의 죽음에 대한 책이라기 보단, 딸의 미래의 대한 책입니다. 더는 더 잘 살고, 더 잘 죽고 싶거든요. 그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미래와 죽음을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이길 바랍니다.
책 소개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이후 딸이자 여성, 한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현실과 혼란스러운 애도의 과정을 다룬다. 저자 사과집은 줄곧 날카로운 시선과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세상을 바라봐온 작가다.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들과 삶을 바라봄에도 유의미한 통찰을 건넬 수 있었다. 하지만 가까운 죽음 앞에서도 그런 냉소가 가능할까.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당도한다. 작가가 10개월간의 긴 해외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지 한 달 만에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것처럼. 장례는 단 3일, 죽음을 실감하기엔 지나치게 짧고, 한 인간이 눈앞의 죽음을 버텨내기엔 긴 시간이다. 작가는 엄마와 여동생을 대신해 장례가 치러지는 3일 동안 모든 것을 도맡았다. 그러나 상주 완장은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인 사촌 오빠가 찼다. 단지 그가 남자라는 이유로.
죽음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으므로, 죽음을 경험하는 것이 오로지 개인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모두의 삶이 공평하지 않은 듯이 애도도 마찬가지다. 작가와 아버지의 관계는 애증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온전한 슬픔'이 가능할까. 우리에게 정말 애도의 자격이 있을까? 많은 이들이 겪고 있을 불안을 작가 사과집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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