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의 도자기 체험 후기
Day7 / Twante, Burma / 8.27
미얀마 7일차. 오늘은 처음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여행을 했다. 클룩(KLOOK:여행, 액티비티 예약 사이트)에서 본 ‘양곤 도예체험 및 워킹투어 가이드를 신청한 것이다. 한달에 한 두번쯤은 투어를 해보려고 했다. 나 혼자 하기 어려운 경험을 다른 사람과 같이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안그래도 양곤에서 하고 싶은 투어가 몇개 있었다. 길거리 푸드 투어, 명상 클래스, 기차 투어, 사회적 기업 푸드 투어 등이 있었는데 안타깝게 대부분 2인 이상이 신청 가능했다. 몇개 더 살펴보고, 길거리 음식 투어나 기차, 사회적기업 푸드 투어는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었기에 (투어 소개서에 자세하게 알려준 루트가 혼자 여행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1인이 신청할 수 있고 나 혼자 하기 힘들 것 같은 양곤 공예 투어를 신청했다. 이 투어는 페리를 타고 양곤 강을 건너 현지 마을과 시장을 투어하고, 도예 장인을 만나 전통 도자기를 만든다.
혼자서만 다니다가 정해진 일정에 맞춰 이동하는 여행이라 이른 아침 긴장하며 일어났다. 8시에 토스트를 입에 물고 미팅 장소로 갔는데, 처음으로 타나카도 발라봤다. 타나카라는 나무액을 물에 갈아 자외선 차단의 목적으로 바르는 미얀마 고유의 화장품이다. 바르지마자 시원한 것이 쿨링 효과가 장난 아니어서 다 이 맛에 바르고 다니는구나 했다.
미팅 장소는 아시아 플라자 호텔 앞이었는데, 예정된 9시보다 이십분은 일찍 도착했다. 투어리스트로 보이는 사람 한명이 오더니 오늘 투어 하는 사람이냐 묻길래, 맞다고 이름을 알려줬다. 그랬더니 바로 이동하자는 것이다. 아직 20분 남았는데? 알고보니 오늘 투어는 나 1명이었다.
페리를 타러 양곤강 터미널로 가는 약 십오분동안, 나는 모든게 빠르게 귀찮아졌다. 영어도 잘 못하는데 한명이랑 붙어서 1:1로 계속 붙어서 마 뜨지 않게 대화하며 계속 같이 다녀야한다는게 갑자기 엄청 피곤했다. 한 서너명 정도 같이 투어하는 줄 알았고, 그럼 자연스럽게 묻혀서 조용히 사진이나 찍으며 따라다니려고 했는데.. 여행을 무르고 그냥 혼자 다니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근데 뭐 할수 있나. 같이 갈 수밖에.
처음 간 곳은 양곤 강을 건너는 여객선 터미널이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조각배를 타는 줄 알았는데 아주 큰 여객선을 탔다. 실제로 조각배를 탔으면 욕했을 거면서 뭔가 배신감을 느꼈다. 배에서 내려서는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타고 사원과 도자기 마을에 있는 곳으로 한참 들어갔다. 가이드는 계속 이쪽은 양곤 다운타운과는 분위기가 엄청 다르다고 말했다. 여긴 개발이 되지 않는 시골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택시 밖의 모습을 보니 낮은 건물과 논으로 가득했다. 택시에서의 시간이 십분, 이십분, 삼십분이 흐르자 나는 조금씩 무서워졌다. 갑자기 차장님이 본인 미국에 가셨을 때 처음 도착했던 숙소 얘기를 해주신 게 생각났다. 여기서 나 한명 없어져도 아무도 모르겠다는.. 동양인 여자 한명이 남자 두명과 택시를 타고 혼자서는 절대 올 일이 없을 미얀마의 suburb로 들어가는데.. 이미 이 투어를 500명 가까이 신청했다는 것도 클룩에서 봤고, 안전하다는 후기도 봤지만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나 혼자 투어하는 줄 몰랐단 말이지… (혹시 몰라 인스타 스토리에 내 위치와 내가 예약한 사진을 캡쳐해서 올렸다.)
그러다 택시가 한번 멈췄다. 시발 뭐지? 나는 눈을 굴리며 조용히 앉아 있었는데… 가이드가 슈퍼에 가서 뭘 사왔다. 옷핀이었다. 나의 원피스가 찢어져있는 형태라 사원에 들어갈 때 막힐 수 있기 때문에 샀다고 했다. 괜히 의심한게 미안해졌지만, 어쩔수 없다. 나는 아마 평생 의심하며 여행할 것이다. 혼자 여행하는 여행자의 마음을 이해해달라.. 어쨌든 투어는 재미있었다. 쉐산도 파고다도 보고, 지역 장인과 도자기도 만들었다. 혼자였으면 절대 갈리 없었을 로컬 맛집에 가서 미얀마식 커리도 맛있게 먹고 돌아왔다.
마지막에는 리사이클링샵에 갔는데 브랜드값을 제외한 프라이탁 제품같은 제품을 저렴하게 팔고 있어서 파우치 하나를 샀다. 굳이 투어의 여정에 이런 가게를 들린 것이 의아했지만,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소비를 하는 것이 여행자가 이 나라에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기여라고 본다. 그간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미얀마를 여행하는게 과연 옳은가’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이 질문은 2010년 이후에는 ‘어떻게 하면 책임감 있는 태도로 지속 가능한 여행 풍토를 만들 수 있을까’로 바뀌었다. 여행의 흔적을 최소화하고, 미얀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행을 위해서 론리플래닛 가이드는 몇가지 팁을 추천했다.
양곤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기념품을 골고루 구입할 것. 여행지마다 다른 가이드를 고용할 것. 지출 장소를 다양화할 것. 자선사업을 후원하는 사회적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를 이용할 것. 블로그에 여행 사진 및 후기를 올리고 자국 내 미얀마 대사관 및 정치인에게 인권 상황에 대한 견해를 전달할 것. 돌아와서도 다양한 민주화 운동 단체와 접촉할 것. 미얀마에서 사귄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그들을 기억하고 있음을 알릴 것.
오천 짯을 팁으로 주고 헤어지고 나서, 숙소에 와서 두시간을 내리 잤다. 투어를 처음 해본 소감은.. 안한 것 보다는 훨씬 낫지만 역시 같이 다니는 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