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준비하다 지난 10년을 돌아보게 되었다

by 현지인

한 주의 새로운 시작. 지난 주말엔 임원 면접을 위한 모의면접을 2번에 나눠서 보았다. 모의 면접을 마치고 집 밖을 나서서 산책을 하는데 어찌나 마음이 개운하던지. 그 순간 문득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 뿌듯한 마음이 차올랐다.


임원 면접에 관한 많은 영상들을 찾아 보았지만, 수많은 영상 끝에 도달한 결론이라면 그럼에도 '진정성'이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20살부터 30대 초반이 된 지금까지의 지난 10년의 시간을 다시금 돌아보았다. 단순히 회사에서 했던 업무를 떠나서 매 순간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었고, 그걸 어떤 마음가짐으로 내가 이겨냈는지.


20대에 필리핀 어학연수를 시작으로 미국 시애틀에서 보냈던 3년 간의 유학 생활.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영어 학원에서 강사일을 했던 것. 그리고 해외 생활에 대한 아쉬움으로 시작한 중국 상해에서의 해외 연수. 단 6개월의 기간이었지만 그 시간동안 HSK 5급도 취득하고 상해 현지 회사에서 중국어로 면접을 볼 수 있을만큼 실력을 많이 키웠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살려서 한국에서 호텔 면세사업부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편입에 대한 아쉬움을 더이상 남기고 싶지 않아 26살의 나이에 대학 편입에 도전했고, 그 과정에서 창업 동아리도 만들고 교내 창업 대회도 나가서 우승하면서 회사 생활에서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재미들을 경험했다. 당시 재활용 교구 제품을 직접 만들고 판매하기 위해 9개월을 온전히 몰입했는데, 그 시간이 어찌나 재밌었던지. 내가 직접 그려 넣은 일러스트가 제품으로 탄생한 게 너무 신기했다.


이 경험을 좀 더 살려서 마케팅을 배워보고 싶단 생각으로 스타트업에 콘텐츠마케터로 입사했고, 팀장님의 무지막한 갈굼에 울면서 회사를 다녔더랬다. 하지만 그 와중에 사람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고, 퇴사 하기 전에 포트폴리오는 제대로 만들고 나가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며 그 기간을 버텼다. 그리고, 이 때 마침 회사 대표님이 컨설턴트 분을 소개해주셔서 그 덕에 마케팅에 대한 공부를 다시금 제대로 할 수 있었다. 브런치 역시 그 분 덕에 시작할 수 있기도 했다. 마케터라면 자신을 보여주는 SNS 채널 하나 쯤은 있어야 하고, 글을 잘 쓰는 것은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다라는 말씀에 고민 없이 브런치 채널을 바로 개설했다. 그렇게 쉽지 않은 마케터로서의 첫 회사 생활이었지만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 때마다 브런치에 글을 쓰니 작은 위안이 되었고, 진심이 닿은 것인지 내가 쓴 글이 브런치와 다음 메인에 여러 차례 노출되면서 커리어분야 크리에이터 딱지도 달게되었다. 아마 힘겨운 회사 생활이 없었더라면 이런 경험도 하지 못했겠지?

게다가 당시엔 월세로 내는 고정비가 90만원이라 지출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투잡을 거의 2년 내내 뛰었던 것 같다.


다행히도 이런 치열함을 원동력으로, 1년 4개월의 힘겨운 회사 생활 끝에 환승 이직을 할 수 있었고, 연봉도 22% 올려서 입사를 했다. 이직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다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그 순간이 2년 6개월 전이라니. 쉽지 않은 회사 생활이었지만, 그럼에도 몰입하며 열심히 했던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포트폴리오에 결과물로 담기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스스로 몰입했다고 느낀 순간에 성과가 잘 나왔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면접을 준비하고 나를 어필할 수 있다니 어찌나 벅찬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정도랄까.


글에서 다 열거할 수 없는 속상했던 순간들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벽을 밀면 다리가 된다'는 신념으로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스스로가 대견해서 지난 시간의 노고를 스스로 다독여주었다. 그리고, 10년의 시간들을 회고하며 그 끝에 든 생각은 '어딜가도, 무얼해도 결국 잘할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자'였다.


매 순간이 낯설고 두려웠지만 사람을, 또 환경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를 믿어왔던 나이니 앞으로의 30대 그리고 40대의 삶은 분명 더 멋지고 찬란할 것이다. 몇 년 뒤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기대감에 설레는 지금, 임원 면접까지 딱 2일이 남았다. 처음 목표한 그대로.

결과보다 중요한 건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받고 대화를 나누게 될지 설레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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