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휴일이 끝나고 얼마 전에 본 1차 면접에 이어서 2차 면접을 보게되었다. 1차 면접에서 분위기가 꽤나 나쁘지 않다고 느꼈지만 실제로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의 놀라움과 기쁨은 이루 말로 설명할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차 면접은 해당 회사의 대표님과 함께 진행될거라는 이메일을 받자마자 긴장감이 솟구쳤고, 하필 추석 직전에 잡혀있던 면접 일정이 일주일 가량 미뤄져서 걱정은 더 커졌다.
면접장에서 나의 답변에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면접관의 모습을 보니 내 대답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새삼 어제의 생생한 면접 경험을 통해서 짧은 면접 시간에 나를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를 깎아먹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47분의 면접 시간동안 내가 깨달은 면접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3가지를 공유해볼까 한다.
면접 시간은 짧으면 30분 내외 길면 2시간까지, 사실상 나라는 사람을 완전히 보여주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회사의 경우 한정된 시간 내에 가장 적합한 지원자를 찾아야 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면접에서 던지는 질문 하나하나는 지원자를 평가하는데 꽤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제 본 면접에서는 15~20개가까이 되는 질문이 오갔던 것 같은데,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한 질문에 대해서 내가 동문서답을 했다는 것이다. 회사의 대표님께서 내게 물었던 질문은 '현재 재직하는 회사에서 본인에게 요구하는 기대치나 목표가 무엇이었나요?' 였는데, 나도 모르게 기대치나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내가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세웠던 목표들을 열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상대가 원치않는 답변들을 내뱉고 나니 '00님이 회사에서 세운 목표 말고 제가 여쭤본 건 회.사에서 00님에게 요구한 목표가 있었는지 알고 싶어서요'라고 다시 한번 질문에 대해서 짚어주셨다. 하지만, 그 때 나의 멘탈은 꽤나 크게 흔들렸고, 결국 만족 스럽지 못한 답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몇 번의 면접을 보면서 느꼈던 건 질문의 요지를 이해하는 건 지원자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 혹여나 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확인 차원에서 '혹시 00에 대해서 여쭤보는 것이 맞나요?' 라는 식으로 질문을 한번 더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질문을 듣고 바로 답변을 하기 보다는 잠깐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원치 않는 동문서답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재직하는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8군데 정도의 회사에서 면접을 봤었다. 당시 나는 면접 경험 자체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마케팅으로 분야를 바꾼 상황이라 면접에서 받는 질문이 이전과는 꽤나 많이 달랐다.
그 당시에 나는 면접은 무조건 자신감이라고 생각한 탓에 내가 알거나 잘 대답할 수 있는 질문에는 끝도 없이 설교를 했고, 모르는 질문엔 세상 쿨하게 단답을 하곤 했었다. 어차피 회사에 들어가면 나라는 사람의 인성과 실력적인 부분이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난 솔직한게 정답이라고 스스로 믿었던 것 같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 시기에 자신감으로 일관하면서 임했던 모든 면접에서 전부 다 떨어졌다. 그 때는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받아들고, 왜 내가 떨어졌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나라도 떨어트렸겠다 싶은..’
과연 면접관들은 어떤 지원자에게 좋은 인상을 받을수 있을까? 면접이라는 자리가 지원자의 능력치나 경험을 확인해보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이 지원자가 우리 회사, 그리고 팀에 들어와서 잘 융화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니어의 경우, 과하게 열정적인 사람보다는사수를 잘 서포트해줄 수 있는 둥글둥글한 사람이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와 빠른 퍼포먼스를 지향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이 플러스가 될 수 있기에 지원하는 기업에 따라서 면접의 에티튜드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정답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면접이 끝나고 면접관에게받았던 질문과 나의 대답을 회고해보는 것. 결국 면접의 질문이 어느정도 돌고돌기 때문에 이번 면접의 결과가 아쉽더라도 다른 회사의 면접에서 만회하면 그만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지원자분들의 면접을 응원하며, 하반기 취준/이직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