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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지인 Oct 06. 2023

면접 본 회사에서 평판조회 요청을 받았다

다음주 월요일이 공휴일이라 그런지 유난히 발걸음이 가벼운 금요일 출근이었다. 미팅이 있는 탓에 정신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오늘 업무를 잘 마쳐야지하고 생각하던 찰나에 2차 면접을 본 회사로부터 연락이왔다.


메시지를 눌러보기 전에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나도모르게 심호흡을 하게됐다. 마음을 가다듬고 메시지를 눌러보니 내용은 바로 평판조회 요청.



이게 말로만 듣던 레퍼런스 체크구나 하면서 내용을 읽던 중, 인사권자에게 평판 작성을 요청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 순간 멍해졌다.


‘팀장님은 권고사직으로 더이상 안 계시는데

어쩌지..? 전 회사에 연락해야 하나? 3년 전에 퇴사하고 팀장님한테 한번도 연락 안했는데..미치겠네‘


그 순간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스쳤는지 권고사직된 팀장님에게 연락을 정말 해야할까도 아주 잠시

진지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그건 아니라는 결론이 났고, 전 직장 동료에게 이 상황을 털어놓던 중 그녀의 한 마디에 수 많은 생각들이 싹 정리가 되었다.


‘00씨가 급하면 그런 거 따질 필요없이 일단 연락해봐요‘


맞다. 난 지금 그런 걸 따질 상황이 아니다. 하반기 이직은 나에게 너무나 절실하고 2차 면접까지 본 이 회사는 내가 너무나 입사하고 싶은 곳이다. 정답은 나왔다. 일단 질러보자.


최근에 연락을 한 기록이 없으니 카톡을 뒤져보았다. 혹시나 말 실수를 할까 싶어 미리 보낼 내용을 정리하고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았다. 보내기 전엔 잠깐 하느님을 찾기도 했다. ‘하느님 3년 만에 연락 드리는 전 회사 대리님이 제 카톡을 부디 읽씹하지 않게 해주시고, 저의 간절함을 느끼시어 평판 조회에 응할 수 있게 해주세요.‘


잠깐의 기도가 끝나고 메시지를 전송했고, 그 사이에 동료 몇 몇 분들에게 평판 조회 작성을 추가적으로 요청했다. 사실 이들에게 면접 본 회사에서 평판 조회 요청을 했다고 말을 못했는데, 면접 합격 전에 섣불리 무슨 말을 뱉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시간 쯤 뒤, 3년 만에 연락드린 대리님께서 오랜만이라는 인사와 함께 오늘은 야근이 있을 것 같아 주말에 평판조회 작성을 해주겠단 답변을 받게 되었다.


고작 1-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얼마나 마음이 쪼그라들었는지 퇴근 시간이 되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평판 조회를 요청한 동료들에게 잘 적어달라던지와 같은 아부 멘트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 사실 함께

일한 동료들의 거짓없는 생각이 궁금하기도 했고, 난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답변을 차분히 기다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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