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BA, 지원하기 전 알아야 할 것들

Why MBA? Which Program?

by 뽀곤

MBA 지원하기 전 알아야 할 것들

MBA 진학 후 폭풍같은 첫 학기와 취업준비가 어느 정도 끝나서야 쓰는 MBA 준비 과정이다.

대기업에서 7년 차 직장인으로서 남들보다 비교적 빠듯한 타임라인으로 6개월 간 미국 MBA를 준비하게 되었고,
운이 좋게도 Duke University - Fuqua School of Business에서 현재 풀타임 MBA 1학년으로 재학중이다.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MBA 합격하고 나면 나와 같은 준비생들을 위해 꼭 유익한 자료를 남겨줘야겠다는 다짐을 했었기 때문이다 :)


내가 MBA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크게 세 가지인데,

첫째, 주변에 MBA 경험자가 없어서 힘든 과정을 혼자 힘으로 외롭게 헤쳐나가야 했다는 점
둘째, 시중에 미국 MBA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다는 점

셋째, 이 모든 것을 직장을 병행하면서 6개월 내에 해야 했다는 점


위와 같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준비생들도 같은 고충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준비하는 지원자들이 조금이나마 MBA를 더 이해하고, 힘든 준비 과정에서 위안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쓰게 되었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위 과정도 하나하나 다 기록으로 남길 테지만, 우선 시간 순서대로 MBA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돌아가 당시에 내가 고민했던 것들, 알면 좋았을 것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1. Why MBA?

- MBA를 가고자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해야한다. MBA는 2년 동안 최소 2억 정도 드는 비싼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명확한 목표 없이 갔다가는 돈 낭비라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MBA를 가고자 하는 이유를 뚜렷이 찾지 못하고 막연한 의욕만 있다면, 아래 항목 중 몇 개에 해당되는지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아래 항목은 내 기준 미국 MBA에 진학했을 때 충분한 기대효과를 볼 수 있는 지원자의 유형이다.


1) Location: 나는 '미국'에서 정말 일 해보고 싶다. (ex. 수평적, 성과 중심 문화 선호)

2) Industry: 나는 '산업'을 바꿔서 일 해보고 싶다. (ex. 테크->컨설팅, IB->PE)

3) Salary: 나는 '연봉'을 올리고 싶다. (ex. MBA 학위를 통한 레버리지)
4) Business Knowledge: 나는 '경영' 공부가 필요하다. (ex. 가업 승계, 창업, 기업 스폰서 등)

5) Motivation: 나는 '배움'과 '경험'을 중시한다. (ex. 지적 호기심 충족, 뛰어난 동급생들을 통한 배움)


대부분은 1)~2) 중 한 가지만 달성해도 MBA가 유효했다고 평가한다. 왜냐하면, 그만큼 저 두 가지를 모두 달성하기가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ㄷㄷ


경제적인 여유가 충분하다면 사실 거액의 투자를 정당화할 뚜렷한 이유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나의 경우 자비로 유학을 가고자 했기 때문에 뚜렷한 목표의식과 이유가 있어야만 했다.
그것 없이는 과정을 견디기 힘들고, MBA 진학해서도 힘들 것이었기 때문이다.


2. Which program?

- 위와 같이 중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미국 MBA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면, 어떤 학교의 프로그램에 지원할지 단기 목표를 설정해보는 것이 좋다. 여기서 '프로그램'이란, 각 학교 별 Business School 내에서도 다양한 과정이 있는데 (Full-time MBA, Part time MBA, One-year MBA 등) 어떤 프로그램이 나에게 가장 잘 맞는지 미리 알아보면 좋다.


- 학교를 결정하기 위한 기준은 아래와 같다.


1) 학교 랭킹 (Ranking)
- 크게 M7, T15로 나뉘며, 각 Segment 내에서의 랭킹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각 학교 별 장단점이 뚜렷하기에, 특정 Segment를 타겟으로 정했다면 그 안에서 아래 추가적인 기준을 적용해보고, 어떤 학교가 가장 나에게 잘 맞을지를 판단해보면 된다.


2) 분야 강점 (Specialty)

- 컨설팅으로 유명한 학교 (Darden, Kellogg, Fuqua 등), 헬스케어로 유명한 학교 (Fuqua, Kellogg, Tuck 등), Finance로 유명한 학교 (Booth, Wharton, Ross 등), 창업으로 유명한 학교 (GSB, Haas, Sloan 등) 등 각 학교 별로 강점이 뚜렷한 곳들이 있다. 입학 전에는 이 중요성을 알기 힘들지만, 입학하고 보니 이 Specialty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취업 과정에서 학교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뚜렷하게 체감되었다. 예컨대 내가 재학 중인 Fuqua를 예시로 들면, 컨설팅의 경우 On Campus Recruiting, Consulting Club, Career Coaching, Mentoring 등 채용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원이 밑받침되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헬스케어도 Duke Hospital과 연계한 Experiencial program이 있어서 실질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따라서 Post MBA goal을 정했다면, 그 goal 에 align이 되는 학교를 우선순위에 두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3) 위치 (Location)

- MBA 우선순위를 정할 때 위치도 중요한 요소에 해당된다. 위치를 고려할 때는 채용 과정에서의 지리적 이점, 대도시 vs 소도시, 생활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

- 지리적 특성 상 뉴욕이나 시카고 등 대도시 인근 지역에 위치한 학교의 경우 Finance, Consulting 취업에서 지리적 이점이 있고, 캘리포니아 지역 학교의 경우 실리콘 밸리 인근에 위치하다 보니, Tech나 창업 쪽을 꿈꾸는 지원자라면 좀 더 지리적 이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지리적 이점이란, 취업 준비 과정에서의 Coffee chat이나 채용 설명회 등에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In-person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인근 학교일수록 채용 회사에 Alumni가 많다는 강점이 있어서 취업 이후에도 네트워크 빌딩을 하기에 조금 더 장점이 있다.

- 물론, 본인의 커뮤니케이션 역량과 Virtual 네트워킹으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으므로, 특정 Industry로의 채용만을 우선순위에 두지 말고 본인이 대도시에 적합한 사람인지, 외곽 지역에서 여유있는 삶을 즐기고 싶은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 아래는 Top MBA의 랭킹, 분야별 강점, 위치를 정리한 내용이다. (출처: ChatGPT)

Harvard Business School (HBS): 보스턴, 매사추세츠 / 제너럴 매니지먼트, 리더십, 금융

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 (GSB): 스탠퍼드, 캘리포니아 / 테크,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Wharton School, University of Pennsylvania: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 / 금융, 데이터 분석, 컨설팅

Chicago Booth School of Business: 시카고, 일리노이 / 금융, 경제학,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 캠브리지, 매사추세츠 / 테크, 혁신, 데이터 분석

Columbia Business School (CBS): 뉴욕시, 뉴욕 / 금융, 투자 관리, 미디어

Kellogg School of Management, Northwestern University: 에반스턴, 일리노이 / 마케팅, 컨설팅, 팀워크 중심 문화

Duke Fuqua: 더럼, 노스캐롤라이나 / 헬스케어, 제너럴 매니지먼트

University of Michigan Ross: 앤아버, 미시간 / 자동차 산업, 혁신

UC Berkeley Haas: 버클리, 캘리포니아 / 테크, 지속 가능성, 혁신

Dartmouth Tuck: 하노버, 뉴햄프셔 / 팀워크, 협력 중심의 소규모 프로그램

Yale School of Management (SOM): 뉴헤이븐, 코네티컷 / 비영리, 공공정책

NYU Stern: 뉴욕시, 뉴욕 / 금융, 미디어, 테크

Virginia Darden: 샬러츠빌, 버지니아 / 케이스 메소드, 제너럴 매니지먼트

UCLA Anderson: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테크


4) 세부 과정 (Program)

- Full-time MBA: 대부분의 미국 MBA 지원자들이 지원하는 과정으로, 커리어 전환에 최적화된 프로그램 (여름 인턴십 포함)이다. 연간 7~8만 불 가량의 높은 등록금과 2년 간의 경력 단절에 대한 기회비용 등의 단점이 있으나, 글로벌 네트워킹, 다양한 취업의 기회, Club activity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 Part-time MBA (ex. Stern part-time MBA, Booth Weekend MBA 등): 현직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는 동시에 MBA 학위를 통해 승진이나 전문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과정으로,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지원자들이 선택하는 과정이다. 국내에서 미국 MBA 지원하는 케이스 중 Part-time MBA로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이는 네트워킹의 한계와 더불어 (Full-time MBA와 함께 묶여 같이 네트워킹 할 기회가 거의 없음) Full-time MBA 재학생들에게 주어지는 Summer Internship에 대한 기회의 제한으로 인해 커리어 전환이 어렵다는 점 등 때문이다.

- One-year MBA (ex. Kellogg One-Year MBA, Stern Tech MBA 등): 1년 간 빠르게 과정을 마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짧은 기간으로 인해 커리어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점 (기존 산업군을 유지해야 할 가능성이 큼), 혹은 Tech 등 특정 Industry에 국한된다는 점이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MBA 네트워킹이나 Summer Internship 기회 또한 제한된다. 단기적인 커리어 발전과 Academic 보완 등이 목적이라면 적합할 것이며, 각 학교 웹사이트에 상세한 커리큘럼이 나와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5) 등록금 (Tuition)

- 각 프로그램 별 상이하나, 대략적인 등록금 수준은 아래와 같다.

- Full-time MBA: 연간 $70,000~$80,000 수준

- Part-time MBA: 연간 $20,000~$50,000 (총 학비는 $100,000~$150,000 수준)

- One-year MBA: 약 $100,000~$130,000 (단기 과정이라 전체 학비는 Full-time보다 낮음)

* 등록금 외에도 필수적인 수수료(학생 활동비, 건강보험비 등)가 추가됨.


6) 생활비 (Cost of Living)

- 도시와 캠퍼스 위치에 따라 생활비에 큰 차이가 있다. 렌트비, 교통비, 식비가 주요 구성 요소이며,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 옵션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대도시의 경우 기본 렌트비가 4000불+이기 때문에 생활비에 대한 부담이 큰 편이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더럼의 경우 기본 렌트비 1800불+ 수준이면 괜찮은 원룸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기 때문에 소도시의 경우 확실히 생활비 측면에서 부담이 적은 편이다.

- 대도시: 뉴욕,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등은 연간 $60,000~$70,000 예상.

- 소도시: 앤아버(미시간), 더럼(노스캐롤라이나)는 $40,000~$50,000로 상대적으로 저렴.


7) 학생 수 (Class Size)

- MBA는 학교 별로 Class Size가 상이하다. 대표적인 대규모 MBA로 꼽히는 학교는 HBS이며, 내가 다니고 있는 듀크의 경우 한 학년에 450명 정도 수준이다.

- 대규모: Wharton, HBS (900~1,000명)

- 중소규모: Duke (450명), Haas (350명), Tuck (300명)

- 보편적으로 지원자가 학생 수까지 고려하여 프로그램을 선정하진 않지만, 혹시라도 복수의 학교에 합격하여 선택해야 한다면 아래의 기준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목표 산업: 글로벌 동문 네트워크가 중요한 산업(예: 컨설팅, 금융)에서는 대규모 프로그램이 유리.

개인 선호도: 협력적이고 개인화된 환경을 선호하면 중소규모가 적합.

리크루팅 전략: 경쟁이 치열한 리크루팅 과정에서 소규모 환경은 개별 지원에 강점이 있을 수 있음.


8) 장학금 (Scholarship)

- MBA는 학비와 생활비가 높아 장학금 여부가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장학금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Merit-based Scholarship: 학업 성과, 리더십, GMAT/GRE 성적에 따라 제공되는 성적 우수 장학금 개념

- Need-based Scholarship: 필요 기반 장학금: 학생의 재정 상황에 따라 지급.

- 외부 장학금: 회사 스폰서십, 산업별 전문 단체 제공 (Forté, Consortium 등).

- 복수의 학교에 합격했다면, 장학금 negotiation을 통해 더 나은 혜택을 주는 학교를 선택할 수도 있다.


위 여덟가지 항목들을 잘 살펴보고, 나에게 맞는 학교와 프로그램은 무엇일지 고민해서 지원 전략을 잘 짜는 게 중요하다. 미국은 정말 넓고 기회가 다양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한 가지 기준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나에게 최적화된 과정이 무엇일지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다만, MBA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다 보면 뜻하는 대로 되지 않을 수 있으니 복수의 선택지를 염두에 두고 지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좋다.


다음화에서는 MBA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단계에서 알아야 할 것들을 다루려고 한다 :)

여기까지 마음을 정했다면, 이제는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단계로 넘어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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