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이 말이 더 이상 “어려서 그래”라는 답변으로 넘어가지 않을 나이가 됐고, 대학교 졸업장은 추가되지만서도 앞에 직면한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기대감과 즐거움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에 Shark Tank가 떴다. Shark Tank는 내가 고등학교 때 종종 보던 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유명한 리얼리티 TV 쇼인데, 각기 다른 창업자들이 나와서 심사위원 (엔젤 인베스터)들에게 자기 프로덕트를 홍보하고, 투자자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그 에피소드의 스타트업 프로덕트는 100% 비건육으로 만든 치킨이었고, 어느 한 심사위원이 맛을 보더니 백만달러 + 10% 로열티를 역제시했다. 그 창업자는 거절했고, 그 회사는 연간 500만달러의 매출을 내는 세계에서 가장 제일 큰 비건 치킨 제조사가 되었다.
눈 부신 성공보다 내 눈에 띈 건 그 창업자들의 확신과 신념이었다. 눈앞에서 한화로 약 14억을 단칼에 포기하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도대체 자기의 프로덕트에 대한 자신감, 자신에 대한 신념이 얼마나 강하면 단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그 창업자들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확실하지 않은데 연이은 실패에 자존감만 낮아졌다. “금융권에 가고 싶다”라고 했던 두리뭉실했던 꿈은 연달은 거절 메시지와 불합격 통보에 나조차 확실해지지 않았고, 과연 이것이 하고 싶었던 게 맞은 것이었을까라고 다시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사실 20대 초반의 가고 싶은 회사 몇 개 탈락한 게 무엇이 그렇게 큰 실패냐, 라고 말할 수 도 있겠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20대이기에, 뭐든 도전해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할 수 도 있겠다. 그렇지만 오히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부터 나오는 불안감이 엄습해오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로부터 나오는 무기력감에 빠질때도 있고, 그렇게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도 많지만, 그런 내 자신을 견딜 수 없는 것을 보면 역시 난 그런 것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불가능한 목표에 도전해보고,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보고 싶다. 잠시 흔들린다해도,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 사실 생각해보면 여기까지 오는 것 중 무엇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물론 후회는 때때로 하지만, 내가 했던 선택들은 그때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내 나름의 최선의었고, 너무나도 값진 경험들이 되었다.
글을 적으면서도 불확실했던 내 감정들과 생각들이 조금이나마 확신에 다가오는 것 같다. 사실 아직도 뭘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세상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들이 훨씬 많기에, 이렇게 조금이나마 글을 통해 내 감정선을 잡고,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을 해보고, 그리고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며 나를 이해하는 것. 그 일련의 과정으로 나를 알아가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