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타서 좋은 점은 별로 없지만,
선의와 친철로 다가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점은 참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지라 대학생이 되자마자 운전을 시작했는데,
차에 옮겨탄 후에 휠체어를 옮겨 싣는(이 과정이 좀 부산스럽긴 하다) 나에게 다가와서,
싣는걸 도와드려도 되겠냐고 친철히 물어봐주는 동급생, 선배, 후배, 교수님들까지 고마운 분들을 정말 많이도 만났다.
언제부턴가 저렇게 도와주시는 분들을 만나는 일이 확 줄었다고 느껴졌다.
왜지? 내 인상이 험악해졌나?
나중에 알게 된 것은 내가 '제발 도와준다고 하지마'라고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언제서부턴가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오는 상대에게
'아 괜찮습니다. 제가 혼자 할 수 있어서요'
라고 대답하기 일쑤였다.
말은 매너있게 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나 혼자서 이렇게 잘 하는데 굳이...' 이런 맘이 있었고,
누구에게든 도움을 받는게 모양 빠지지 않을까 하는 젊은 시절의 이상한 자존심도 있었다.
그게 내 얼굴에 자국처럼 남았던 것 같다.
요즘의 나는 어떻냐고?
기꺼이 이렇게 얘기한다.
'도와주신다면 정말 감사하죠'
사실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지를 설명하는 것보다,
혼자서 하는게 더 간편하고 빠를때가 많지만,
친철과 호의를 표현한다는게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를 내가 이제 너무 잘 알아서 말이다.
(물론 가끔 휠체어 실어준 남자친구를 옆에서 보던 여자친구가 '오빠 너무 멋져' 이러면서 갈때는...
음... 좀... 그랬다... 그런건 멀리 가서 하라고)
카페에 왔다.
들어오는 문이 통유리라 꽤 무겁지만, 내 숙련된 솜씨라면 이정도쯤이야...
하는 자신감도 잠시...
카페 안에서 꼬마아이가 뛰어오는 모습이 딱 문을 열러줄려고 하는 그 모습이다.
문 열기를 멈추고 '살짝 문이 무거워 난감한 듯한 표정도 지으면서' 잠시 기다린다.
문을 열어주고 기다리는 꼬마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환하게 웃으면서 '땡큐~ 고마워어어~~~'하고 얘기한다.
꼬마한테 추억이 되었을까?
친절은 힘들다.
베푸는 것도, 받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