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리콜이 된다면~, 김주한
남들이 부르는 그의 호칭은 여러 가지다.
20년 전 직업을 애써 소환해서 '김기자',
구룡령 산골 동네 반장을 2년간 맡았던 이후 몇 년간 그리고 지금도 가끔 그때를 떠올리는 사람들에 의해 '반장님',
손님방을 만들어 민박을 시작한 이후로는 '사장님',
상냥한 작은 딸 이름이 붙은 '빛나 아빠',
그리고 그냥 '주한이, 주한 씨'.
그는 잘 나간다는 도시의 주류계 사람들을 멀리 하고, 산이 좋아 무작정 산속으로 들어온 철부지 비주류 어른이다.
사람 좋아하고, 산 좋아하는 그는 어느덧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주류 사랑인 이 되어 갔다.
시작은 대학산악부 선후배, 동기들이 진정한 산사나이가 된 '주한이'를 찾아오면 서다.
산악부, 그 끝없는 무리들...
그다음은 잘 나가던 기자 직업 팽개치고 어찌 '김기자'가 산에서 사는지 궁금해하던 동료 기자들이다.
신문사 동기들과 선후배들, 소문 듣고 찾아오는 방송국 사람들까지 줄을 이었다.
'반장님' 시절엔 방송국 교양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과 새로운 인연 맺기로 늘 흥분했고 분주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동네에서 '빛나 아빠'는 어린 빛나의 손을 잡고, 등에 업고, 눈썰매 태우고 강선리까지 가는 출장길을 마다하지 않는 자상한 아빠였다.
비주류인 '주한 씨'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이렇게 주류가 되었다.
얼마 전 '주한 씨'는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평생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
요즘 다시 주류를 멀리하는 민박집 '사장님'은 많이 심란하다.